본문 바로가기

DC

[딕슨+뎀]데미안 웨인의 한 밤 중의 습격

2016.10.4 펭귄 달리기 1회 승리자 뱁새님 리퀘


데미안 웨인은 요근래에 페트롤을 돌고 난 후에 우유를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

물론, 평소에도 챙겨먹거나 하지는 않지만 꽤 마시는 편에 속했지만 티모시의 '꼬맹이', '난쟁이' 등등의 놀림이 그의 성격에 불을 지른 것이다. 그 후로는 유독 꼬박꼬박 패트롤 후 우유 한 잔을 챙겨마시기 시작했는데, 그 날도 그런 날이었다.


"타이투스, 기다려."

슥슥, 들어오는 저에게 꼬리를 살랑이며 일어나는 타이투스의 머리를 성의와 칭찬을 담아 쓰다듬은 데미안은 걸친 가운 사이로 후끈한 김을 치워내며 허리끈을 동여 메었다. 그는 근래의 팀의 말장난에 꽤나 화가 나 있엇다. 그 놈의 키... 이 몸은 아버지의 탁월한 유전자를 받아 너보다도 더 클 거야, 고아새끼야.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숨기며  그의 뇌리 한 쪽을 콕콕 쑤시는 누군가들을 떠올렸다.

"그레이슨, 토드... 수상하단 말이야, 티투스-"

부드러운 털의 결을 따라 손가락이 파고들며 지나간다. 살짝 파였던 길이 다시 돌아와 부들부들 머리를 감쌌다. 눈을 얇게 뜬 데미안이 마치, 그 곳에 그 둘이 있는 양 방 한 구석을 보았다.

근래. 같이 돌 때면 연신 눈치를 살피고 자리를 피하려고 하는 그레이슨이나 그레이슨을 보면 질색하며 피하려는 것 같은 토드의 모습은 데미안의 신경을 건들이는 것이었다. 그가 모르는 무언가라니... 그것 참 마음에 차지 않았다. 평소에도 그 둘 사이가 여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톡톡- 타이투스의 머리를 두드리듯 쓰다듬던 손이 멈추고는 예의 오만한 표정을 지은 데미안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이건 어쩌면 이 둘의 약점을 잡을 중요한 단서일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이 가니 기분이 좋아졌다.

"타이투스, 앉아."

똑똑하고 착한 타이투스가 소리없이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이며 데미안을 더욱 기분 좋게 하였다.

자신의 개가 최고라는 생각을 하며 톡톡 소리없이 부엌으로 향하던 데미안은 낮은 신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ㅆ....그...!"

쎈 발음과 섞여 들리는 욕설은 이 웨인 저에 드나들 수 있는 중 한 사람 뿐이었다.

'토드?'

동시에 그 남자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 한 신음에 데미안은 더더욱 신중해졌다. 이 오밤에 무슨 일이란 말인가? 슬그머니 품에서 여분의 배트랭을 꺼내든 데미안이 더욱 기척없이 소리없이 발을 옮길 때 였다.

"응, 응. 제이-"


아, 그레이슨의 목소리다.

눈을 껌뻑이며 바로 부엌 문 앞에서 멈춰선 데미안이 싸해진 눈으로 틈새로 나오는 빛을 보며 귀를 기울였다. 여튼 짐승의 끙끙거림과 닮은 소리와 함께 할딱이는 것 같은 소리도 들렸다. 무려 레전드 오브 어쎄신의 차기 수장이었던 데미안은 물론, 그 소리가 의미하는 바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는 빠르게 요 근래에 있던 딕과 제이슨의 미묘한 행동을 되지었다.

데미안의 손은 거침이 없었다.

기름칠마저 완벽한 부엌의 문이 열렸다.

쪽쪽 소리가 이제는 완연하게 데미안의 귀에 들려왔고, 제이슨의 질색하는 소리도 들렸으며 딕의 귀엽다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 그리고 벌려지는 문 틈으로  아일랜드에 등을 기대고 딕의 얼굴을 미는 제이슨과 그런 제이슨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딕이 보였다.

데미안이 생각하길-


'지랄하고 있네.'

"지랄하고 있네."

생각이고 자시고 입으로 나왔지만, 데미안은 참으로 둘이서 쌍지랄이라고 생각했다. 고상하지 못 한 말이었지만 그 말 외에는 정확한 말을 찾기 힘들었다. 끙끙거리며 딕을 미는 제이슨은 지금 힘을 빼고 끙끙거리고 있는 거고, 딕도 그걸 알고 좋아 저러는 것이 너무 눈에 선해서 오소소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데미안은 생각했고 동시에 말로 내뱉었다.

"그러니까, 이 나를 니들 연애놀음에 끼어넣은 거냐?"

쩡하니 굳은 둘 위에 한심한 또는 발정난 무언가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짜증스러운 무언가를 보는 것 같은 눈으로 보던 데미안이 턱턱 이제는 걸어들어와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따라 들고는 부엌 문을 막 나서던 데미안이 다시금 말했다.


"타이투스도 장소는 가리거든?"


뒤로 퍽-하는 소리와 딕의 앓는 소리를 들으며 데미안 웨인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아,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D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슨팀슨]곤란한 의붓형  (0) 2016.11.14
[딕슨]그의 의동생에 관하여  (0) 2016.11.14
[브루슨]5살과 7살  (0) 2016.10.04
[딕슨]나는 떡이 먹고 싶었습니다.(R18)  (0) 2016.09.16
[숲슨]기억만큼  (0) 201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