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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토민호]한 낮에도-

알람런

단추님/토민호


소재..주시지...않았어...

그러니...내가 맘대로..해친다......ㅎpㅎ


[토민호]한 낮에도-


달리는 민호의 등을 본 적이 있나?

만약에 당신도 보았다면 쉽사리 눈을 땔 수 없었을 것이다.


토마스는 몇 번이고 민호의 등을 보고 마른 침을 삼켜야 했다. 단 몇 발자국 앞에 달리고 있는 등이 격하게 움직일 때마다 정신이 어질거리는 것 같았다.

어깨가 움직일 때마다 튀어나오는 날개뼈 사이로 단단하게 가슴과 등을 죄이는 러너 벨트가 굴곡진다.


"뭐해, 똘추야! 빨랑 안 뛰어!!"


숨이 차지도 안는지 버럭 지르는 소리에 토마스는 그제야 거이 땀에 늘러붙어 치적대는 셔츠 아래의 등에서 시선을 때며 '으응!'하고 답을 할 수 있었다. 턱-하고 내딛는 달음박에 한참을 달려 도착한 미로의 구석은 높은 벽으로 막혀 그늘이 져 있었다.

미로의 벽을 보며 멈춘 민호가 숨을 고르자 들썩이는 어깨에 따라 푸른 빛의 낡은 셔츠와 벨트가 맞물려 민호의 등을 어루만지듯 서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오, 세상에...

토마스의 귓가가 발갛게 달아올라 갔다.


"야... 빌어먹을 똘추새끼야...."


숨을 턱턱 토해내는 음성이 묘하게 짜증과 다른 것이 섞여 있었다.

토마스는 반즘 웅얼대는 목소리의 그것을 차마 유추하지도 깨닿지도 못 하고 주섬주섬 물통을 꺼내 급히 타는 목을 적시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렇지 않으며 뒤돌아서는 민호를.. 아니, 그 등을 따라 쫄랑쫄랑 멍청하니 따라 걸을 것 같았다.


"-그만 좀 보라고!!!!!"

"컥-켁-!!"


휙! 뒤돌아서는 민호의 대뜸 지르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뜬 토마스가 황급히 들고 있던 물통을 놓치듯 던지며 코로 역류한 물에 쿨럭였다. 몸을 숙이고 아리게 코로 넘어가는 물에 눈물을 찔끔흘린 토마스의 눈에 바닥을 뒹구는 물통이 보였다.

오, 또 화내겠다... 그런 생각이 먼저 들고 눈을 든 토마스의 망막에-


"미..미안해..."

'척.. 나 오늘 못 돌아갈 것 같아.....'


분명 자기가 놀라 반쯤 던진 물통의 난데없는 물벼락을 민호가 짜증어린 눈으로 토마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신이 있다면 부디 지금 살려주길 빈다. 토마스는 역류한 물 때문에 분비된 콧물을 훌쩍이며 민호를 처량하게 올려다 보았다.


"야.. 이 똘추 새끼야."


민호의 목소리가 꽤나 음산하게 미로의 그림자 속에서 퍼져 토마스의 발을 타고 올라왔다. 그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시선을 쭈그리 내리고 곧 고개까지 푹 숙이며 토마스 위로 미로의 그림자보다 한층 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내 등에.. 꿀 발라놨냐, 응?"


아프게 잡히는 어깨와 예상 외의 나온 질문은 물을 던진 것에 대한 사죄를 한 아름 준비하던 토마스에게 재난이었다. 토마스의 입은 저도 모르게 통제권을 잃고 더듬거리며 빠르게 말하고 있었다.


"그..그게, 민! 등이 너무 에뻐서- 물론, 등만 예쁘건 아니지만! 아니, 예쁘기만 한게 아니라 멋지고- 또-"


어물어물 거의 찬양에 가까운 말이 늘어질 수록 토마스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고, 그럴수록 토마스의 절제를 잃은 입은 민호의 등에서부터 시작해 어깨며, 가슴, 복근, 다리 어느 한 곳 빼놓지 않고 절절히 평소의 생각을 늘어놓고 있었다.


"종아리는 단단하게 근육이 붙어서-"

"-야."


끝 모르고 이어지는 말을 자르고 턱-하고 잡힌 어깨를 미는 힘에 토마스는 엉덩방아를 찢으며 민호를 올려다 보았다.


"누가 그런 거 물어봤냐, 똘추야?"

"어...미노..."


토마스의 눈이 황망히 치프 러너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주저앉은 토마스의 단단한 허벅지 위로 끈임없는 달리기로 단련된 근육이 맞붙어 올라온다.


토마스의 다갈색 눈에 발갛게 익은 민호의 귓가가 보였다.

토마스가 기억하기론... 저렇게 귀가 붉어진 경우는 몇 없었고... 그 몇 없는 경우는-


꾸욱-하고 미는 어깨에 등까지 미로의 벽에 붙인 토마스의 위에서 민호가 허탈한 듯 어쩐지 쑥쓰러운 듯도 한 발갛게 귀까지 달아오른 얼굴로 묘한 웃음을 지으며 토마스를 내려다보았다. 길다란 미로의 벽이 만든 그림자가 민호의 얼굴에 더 짙은 음영을 만들어... 평소보다 더더욱 눈에 들어왔다.


"야."

"어..어, 민호.."


호우-하고 조금 끄는 외국인 특유의 발음을 유쾌하게 들으며 툭툭- 그 점이 박혀 더 눈이 가는 잘난 볼을 두드려 주의를 끌며 마치 목 안에서 부터 웃듯 민호가 말해왔다.


"실망시키지 마라?"


삭막한 미로 속에서 나른한 열기가 퍼져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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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을 쓰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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