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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드림물]토끼를 받았습니다.2


부제: 토끼란건 원래 이렇게 귀여운 걸까?

내 한 손에 들어오는 아기토끼. 걱정이 태산이지만 외로워서 죽지는 않는다는 말에 일을 갔다. 치이는 일보다 사람이 더 힘든 사회에서 머릿 속에 둥둥 떠 있는 것은 굳이 아침부터 그 가죽 토끼전용 목걸이를 하고 탁탁- 온 집을 뜀박질하던....

'작은 궁딩이.'

꼬리는 생각보다 길었지만 쫑긋거려서 무슨 모시떡 위의 작은 아몬드를 보는 것 같았다. 그 엉덩이가 파바바박!하고 나타났다 사라졌다.

"-정신차려요."
"...헛!"

다가온 상사가 아픈 사람보는 눈으로 본다. ...아닌데, 어제 블로깅질 해서 다크서클이 좀 생긴거지 쌩쌩한데? 아닌데...

난 왜 퇴근허락을 받은거죠?
옆구리엔 잔업을 끼고 어벙한 얼굴로 길 위에 서 있었다. 부러운 눈으로 보던 이들도 왠지 안쓰러운 얼굴로 바뀌었던 것이 기억났다. 왜...왜지?
옆구리에 잔업을 끼고 터벅터벅 걷다 이내 빠르게 뛰었다. 짧은 겨울의 하루에 벌써 날이 캄캄해져 불안했다.
우다다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니...

"....오메?"

발에는 애기똥과 오줌이 밟혔다. 애초에 애기토끼 블로깅하면서 각오한 일이었기에 아침에 나가는 순간까지도 뛰던 민호가 소리도 들리지 않아 갑자기 불안해졌다. 뭐지... 그러고보니 불도 꺼져있어! 나래기! 이 껌껌한 곳에 그 찹쌀떡 민호를! 순간 덜컥이는 가슴을 부여잡고 가방과 잔업물을 한쪽에 올리고 두리번거리며 불을 켰다.
탁!하고 켜진 불 아래 못 치워두었던 나무 등긁개가 갈려있는 것이 보이는 동시에 소리가 들렸다.

-쀼!

...뭐요?

-쀽!
탁!

뭔가 치는 소리와 난생 처음 듣는 소리에 가본 그 곳에는...
내 밥그릇을 차지한 채 누워있는 민호였다.

"......."
-쀽!

예의 그 소리와 함께 발로 그릇 가상이를 찼다. 탁소리는 저기서 난 것이었다.
조심히 다가가 아직까지 안 푸른 목걸이를 풀어주자...
무슨 아저씨인줄....
그릇 가상이에 등 비비고 고롱거린기 시작했다.


"......."

지금의 내 표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한다면...○□○ 공동 실종.
몰라, 애 어떻게 식탁에 올라가서 여기 들어간거지?

민호는 꾸벅꾸벅 귀도 까딱이고 코를 찡그리더니 이내 몸을 더 비비고는 눈을 게스츠레 떴다.

가죽 조끼같은 목걸이에 눌린 털이 선명하게 보여 내일부터는 해놓지 말자 생각하며 그곳에 집중하는 새에 뷰우-하는 희안한 소리를 내고는 잠들었다.
...내 폰이 어디있지?



잠든 민호는 결국 어렵사리 민호의 쿠션 침대에 옮겼다.
뭔데... 왜 하필 내 밥그릇이지? 밥그릇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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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사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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