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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치프의 칭찬

대체로 본부의 [모형]에 손을 대고 것은 치프 러너인 민호다.
그렇지만 그 기본 뼈대가 되는 [지도]는 여러 갈래로 흩어져 미로를 도는 러너들의 일이었다.
그들도 인간인지라 기억의 착오나 지도가 엉망으로 그려지기도 하는데 정말 간간히 그들 말에 따르면 '대작'이라는게 나오는 것 같다. 대체로 그 기준 '치프의 칭찬'이다.
근데 이게 말이나 포상같은게 아니다.

그리고 오늘이 그 예의의 칭찬을 볼 수 있는 날 같았다.

신중하게 전의 지도와 막 그린 지도를 대조하는 눈매가 날카롭다.
반듯하게 그려진 미로의 선과 잘 그려진 구도가 꽤나 전의 지도보다 정확하고 세밀하다. 한 참을 지도를 보는 민호에 저도 모르게 러너들은 긴장하고 만다.

'....뭐 잘 못 된건가?!!'
'젠장, 잘 못 그린거 아냐?'
'엌! 치프 화내는거 아니겠지?'

속으로 덜덜떠는 그들에게 고개를 든 민호가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칭찬을 보았다.'
무뚝뚝한 동양인 특유의 째진 눈과 딱딱한 얼굴 위에 보일듯 말듯 은근하게, 그리고 뭉근하게 입꼬리와 함께 슬쩍 얇은 호선을 그리는 눈살이 꽃같지는 않은데 가히 피어난다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저도 모르게 뿌듯함이 가슴 안에 차올랐다.
이건 일종의 러너들의 특권같은 것이었다. 어느 누가 감히 이 러너 치프의 귀하디 귀한 [웃음]을 볼 수 있겠는가?
푸실푸실 제 각각 얼굴이 풀어지는 러너들의 어깨를 두어번 툭툭친 민호가 잘 마른 지도를 들고 말한다.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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