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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벤민]일상으로 부터-1

to. 

※이 소설은 엔트님의 썰(1~11/14~16)을 기반으로 쓴 소설입니다.

즉슨, 저작권은 엔트님에게 있습니다.

*늍갤 요소 있음.



일상으로 부터-


일상은 언제고 쉽게 부서진다.

그것을 민호도 벤도 익히 알고 있던 일이었다.


*


아침에 가장 먼저 기상하는 것은 벤이었다.

벌떡- 일어나서 잠시 멍하니 있다 내려온 벤은 어느 날과 같이 세수를 했다. 차가운 물에 세수를 하고 나면 정신이 번쩍든다. 수건으로 닦고 양치를 하고 나면 의외로 잠에 약한 자신의 치프를 깨우러 간다.


"민호- 민호우- 호우-"


탈탈 민호의 상체를 세워 깨우면 그래도 오늘은 살짝 부은 눈으로 으으-거리며 눈을 뜨다만다. 벤은 웃으며 그런 민호의 볼에 제 찬 손을 가져다대는데 그 때즘에야 어설프게 잠에서 깬 민호가 어기적거리며 내려와 세수를 하러간다. 벤은 그런 민호를 보며 제 보호구와 민호의 보호구를 챙긴다.

그게 아침의 가장 간단한 레파토리다.

어쩔 때는 못 일어날 때도 있어서 나름 곤욕이다.


"베엔-"


흐느적거리는 민호가 손을 내밀자 벤이 냉큼 수건을 건냈다. 물이 흥건한 얼굴은 머리카락까지 튀어 추욱 쳐져있다. 뿌득뿌득 굳은 몸을 스트레칭으로 풀기 시작하면 프라이팬이 일어나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하고 러너들이 일어나 너도 나도 세수하고 스트레칭을 한다.

숙인 민호의 등을 주욱- 민 벤이 이내 웃었다.


"왜-?"


앞으로 주욱- 상체를 숙인 민호가 벤의 웃음소리에 보지도 않고 물었다.


"아니... 이제 옷이 딱 맞는구나- 싶어서 민호우."

"넌 여전히 내 이름 발음 못 하고 말이지."


코웃음을 친 민호가 2년여 전의 벤을 떠올렸다.

철자조차 다 까먹은 벤을 제가 어쩌다 맞았던가? 아마도 얼떨결에 제 옆에 와서 저에게 제 음식을(순전히 벤은 고기가 먹기 싫었던 거였는데 그 떄 민호는 꽤나 감동이었다. 물론, 지금에서야 그게 순 사기였다는 것을 알지만.) 나눠주고 나서였을까? 그도 아니면, 글레이더 내에서 가장 빠르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였을까?


"아... 옛날 생각난다."

"옛...날이래봤자, 겨우 2년 쫌 넘었나?"


몸을 다시 피며 이번에는 벤의 등을 민호가 밀었다. 벤은 흘끗- 민호가 입은 제가 처음 올라왔을 적의 입었던 옷을 보며 베시시 웃었다.


"그 때에는 이렇게.. 클- 윽! 줄 몰랐어."

"어, 그러냐?"


까칠하게 벤의 등을 밀던 민호가 짝! 민호의 등을 때렸다.

그에도 불구하고 벤이 반짝이는 눈으로 민호를 보았다. 정말 잘 컸다. 싶을 정도로 장성한 민호를 마치, 엄마의 그 눈으로 보는 흐뭇한 올리브 색으로도.. 하늘 색으로도 보이는 눈에 민호는 결국 귓가를 붉게 물들였다. 그 옆을 지나던 갤리가 상당히 띄거운 눈으로 보며 '아침부터 염장질이냐?!'하고 화를 냈다.


"불만 있으면 뉴트랑 떡이나 쳐."

"아, 씨발!!"


황급히 도망가는 갤리를 보며 코웃음친 민호에게 보호구를 가져와 여전히 감개무량한 눈으로 민호를 보는 벤에 민호가 헛기침을 했다.

민호가 보호구를 걸치자 벨트를 체우고 등의 끈을 재차 확인한 벤이 다시 중얼거렸다.


"아, 이거 전에 끈어졌었는데..."

"그거 2년은 훨 더 넘은 일이거든, 똘추야?"


회상에 잠기는 벤에 혀를 찬 민호가 프라이팬이 주는 음식을 받아오자 언제나와 같이 벤이 민호의 그릇에 제 고기를 덜어주고 민호는 제 그릇에서 적당히 야채를 주고는 우물거렸다.


"네가 멍청하게 미로에서 길을 잃었잖아."

"어쩔 수 없었는걸?"


처음 미로에 들어간 날 제 앞을 달리던 민호를 여직 벤은 기억한다. 천천히 뛰며 민호의 설명을 들으며 쫑쫑거리는 듯한 뜀으로 달리는 민호를 바라봤더랜다. 그리고 민호 말마따나 멍청하게 갈림길에서 그를 놓치고 말았다.


"으- 그 때는 정말 큰 일이다 싶었어."

"...누구 아니라냐."


슥- 민호가 손을 들자 옆에 있는 물통을 벤이 주며 말을 이었다.


"다 끝났네- 싶었는데 네가 왔지."

"....."


물을 마시는 민호의 목덜미가 발갛다.

길을 잃고 헤메던 벤이 우왕좌왕 거릴 때 툭-하고 꺽이는 길에서 튀어나왔던 민호를 기억한다. 벤의 휘둥그레진 눈이 채 떳다 감기기도 전에 손을 휘어잡아 내따 왔던 길을 다시 달리기 시작한 민호를 떠올렸다.


"그 때 니들 진짜 웃겼지!"


옆에 온 알비가 웃으며 말했다.


"문이 닫히기 직전에 내따 그렇게 뛰어들어올 줄 누가 알았겠어?"


킬킬대는 갤리가 아까의 복수라도 하듯이 웃어보였다. 벤의 얼굴이 빨게졌다.


"서로 안고서 말이지..."


마침, 지나가던 뉴트가 말했다.

벤의 얼굴이 더욱 빨게질 수 없을 정도로 빨게졌다. 반대로 민호는 그래?하는 얼굴로 수프를 마시고는 소리나게 바닥에 놓으며 말했다.


"아.. 그 때 저 녀석이 밤에 술마시고 나 지키고 싶다고 소리쳤었지, 아마?"

"악!! 잠깐만, 호우!!!"


벌떡 일어나 민호를 말리는 벤에 오히려 그 근처에 있던 글레이더들이 낄낄대며 웃었다.

그 일이 있던 날 갤리의 술을 마시고 얼굴이 벌게진 벤이 모닥불에서 외쳤던 일을 모두가 기억한다.


'나.. 나는 민호우-를!! 쥐키고 시퍼!!!'


그리 외쳤더랬다.

그리고 그 앞에서 벙찐 민호가 떨떠름한 얼굴로 놀라 '그..그래라...'하고 대답한 그 날 부터 벤이 자각하기도 전에 글레이더 내에서는 둘을 부부취급했더랜다.


"베엔- 벤! 우리 둔한 벤!! 어쩌면 좋아? ㅋㅋㅋㅋㅋㅋ"


뉴트가 웃으며 빨게진 벤의 어꺠를 잡아 토닥였다.

글레이더들도 다 눈치챈 민호 나름의 챙겨주는 것을 몰랐던 벤에 결국 빡친 민호가 한 대 때렸던 일을 들먹이자 벤은 이제 울고 싶어졌다. 마지막으로 입에 음식을 우겨넣은 민호가 갤리의 뒷통수를 탁 치고는 대뜸 벤의 뒷목을 잡아 끌었다.


"뉴트, 갤리가 전에 니 이름부르면서 자위하더라."


엌!하는 소리와 함꼐 뉴트의 눈이 게슴츠레 해졌고, 갤리의 당황한 목소리가 울렸다. 알비만이 허허로운 웃음을 흘리며 슬그머니 민호를 따라 미로의 입구로 향했다.


"...."

"....."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채 이제는 제 발로 주춤주춤 따라오는 벤을 뒤에 달고 민호는 기억했다.

어느 날엔가 발목을 접질려 절뚝거리며 간 미로의 입구. 닫힐 시간이 다되어 끼그덕되는 입구 앞에서 다른 러너들이 '미안해, 치프!'하고 달려갈 때... 유일하게 도와달란 제 말에 냉큼 달려와 저를 엎고 달렸던 제가 했던 말을 지킨 벤을 기억한다.

민호는 두서없이 툭- 말을 던졌다.


"난 네 눈 좋아해, 벤."

"..어..어?"


얼굴을 여전히 뉴트가 제배한 토마토처럼 빨간 벤이 화들짝 놀라 앞서 걷는 민호를 보았다.


"미로 위에 있는 하늘 색 같기도 하고 글레이드에 있는 숲 같기도 해서 좋아해."

"....딸꾹."


벤의 딸꾹질을 반주삼아 다시금 민호의 입이 열렸다.


"네 금발도 좋아. 만질 때 느낌이 좋더라."

"딱꾹-"


천천히 미로의 입구에 가까워지자 몸을 재차 풀며 민호가 말했다.


"네가 불러주는 노래도 좋아."

"딸꾹!"


민호를 따라 몸을 풀던 벤의 눈에 벽에 새겨진 이름이 보였다. 미로에 왔던 다음 날 알파벳이 기억안 나던 저를 민호가 도와줘 새겼더랬다.


"미로 열린다. 준비해, 벤."


덤덤히 말하는 민호의 뒷모습을 봤을 때...

벤은 보았다.

민호의 빨개진 귀를.


그르렁걸리며 열리는 미로 안으로 튀어나가는 민호를 따라 달리며 벤이 해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나도, 나도 좋아해, 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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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면....

엔트님의 썰로 묶음집이나 만들어보고 싶다...ㅎpㅎ...히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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