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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늍민]memory

memory

(To.@Dreamers_cw)

BGM: rainy mood

My Soul(July)-http://bgmstore.net/view/w37tM




"빌어먹을 뉴트 새끼...."


민호의 가린 손 아래로 눈물이 방울져 떨어졌다.


-------


그러니까 그건 뉴트가 묻힌지 30일이 지나고 나서 있었던 일이었다.

그 날은 짜증날 정도로 어두운 하늘에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토마스가 간만에 문을 두드리며 답지 않게.. 아니, 그 날 이후 본 적 없던 그 애초로운 얼굴로 저를 보았다.


[저 민호우...]


제대로 발음 안 되는 제 이름의 늘여진 소리에 인상을 찌푸리자 토마스는 주춤주춤 제 품에서 비닐로 싼 뭔가를 건냈다.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너한테 줘야할 거 같아서....]


우물쭈물 결국 저한테 넘긴 것을 억지로 받으며 인상을 찌푸리자 뭐에라도 쫒기는 사람처럼 비를 뚫고 왔던 것과 같이 사라졌다.

그 뒷모습을 보며 저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 같이 찝찝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망할 놈의 토마스는 표정조차 숨기지 못 하는터라 더욱 찝찝해져버렸다. 주섬주섬 비닐을 뜯어내보니 왠 작은 메모리 카드(SD카드)였다.


그리고 그걸 본 것은 저가 맥주를 들고 털푸덕 컴퓨터에 주저 앉아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맥주를 딴 후 그제야 다시 본 예의 그것에... 찝찝함을 참다 못해 결국 틀어버린 것은 그로부터 여직까지 비가 오던 뉴트가 묻힌지 40일이 되던 날이었다.


찝찝함에 못 이겨 컴퓨터에 넣고 돌리자 금새 폴더가 떴다.

찝찝한 기분을 도저히 떨칠 수 없었는데도 기어코 손가락이 움직여 폴더를 클릭하고 그 안에 하나 밖에 없는 동영상을 재생시키고야 만다.


"..뭔데, 대채....."


약간의 투덜거림과 함께 짜증스레 칙-하고 맥주를 따 한모금 마셨다.

이내 잠시 로딩과 함께 뜬 영상에 이내 제 모습이 비췄다.


[-- ----!!]

"...?"


그 안의 웃고 떠드는 저는 굉장히 즐거워보였다.

언제적의 일인지는 기억나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저리 웃은 적이 없었으니 적어도 몇 달 전의 이야기일 것 이란 것은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마르는 입술을 축이기 위해 저도 모르게 맥주를 몇 번 더 들이켰다.


영상 안의 저는 밝았고, 즐거웠으며, 행복했다.

빌어먹을 정도로 세상에 근심이 없던 그 언제적의 이야기처럼 반짝거리는 것 같았다.

인상이 찌푸려졌다.


"토마스 똘추 녀석은 뭐 이런 걸 보ㄴ...."


신경질적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끄려던 손이 멈추고 들고 있던 맥주를 놓쳤다.

턱- 하고 바닥에 떨어진 맥주는 몇 번이고 구르며 남아있던 내용물을 쏟아냈다.


[민호-]


다정스레 부르는 목소리에 찌르르 떨고 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를 아려물며 손을 움직여 영상을 끄기 위해 움직였다.


[어... 잘 나오나?]


툭툭- 캠코더를 두드리는지 소리가 들리고 전에는 몰랐던 수척해진 부드러운 인상의 청년이 영상에 들어왔다. 결국 제 손은 영상을 끄지 못 했다.


[음.. 민호? 이렇게 뭘 말하려니 대게 어색하고 부끄럽다.]


정말로 그렇다는 듯이 제 볼을 긁적인 청년, 뉴트는 이내 캠코더를 잘 고정해두었는지 다시 한번 보고는 이내 캠코더를 보며 어설프게 웃어보였다.


[음.... 우선- 안녕, 민호?]


여상스레 인사해오는 모습에 마우스에서까지 손을 떼버린다.

한 참을 그렇게 화면을 멍하니 보는데 어쩐지 조금 울적한 듯한 웃음을 지은 화면 속의 뉴트가 이내 할 말을 찾듯 잠시의 텀을 두고는 말을 꺼냈다.


[.. 잘 지내?]


그 묻는 말에 안에서부터 무언가 울컥거리며 올라왔다. 아니..란 말을 억척스레 쑤셔넣으며 눈에 힘을 주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조심조심 말을 골라 꺼내는 뉴트는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마치,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아는 사람 같아서 괜시리 짜증이 났다.


[나는 아마 잘 지낼거야.]


과거형의 말에 공동이 크게 흔들렸다.


[야, 뭐해!]


제 목소리가 화면 너머에서 크게 들렸다.


[어- 갈게!!]


이내 화면 속에서 사라진 뉴트 대신 다시 자신이 화면을 차지했다.


[아, 왜 찍는데!!]


목욕탕에서 나오다 깜짝 놀라 버럭 소리치는 저와 낄낄대며 캠코더를 돌리는 뉴트가 나온다.


[이거 어떻게 하지...]


도망친 토마스 뒤로 대참사가 난 부엌에서 고민하는 저가 보인다. 뉴트의 손이 흔들리며 캠코더에 나왔다 사라진다.


두어번 더 자신이 나오고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뉴트가 나왔다.


처음 나왔던 모습보다 더 야윈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왜 저 때에는 눈치채지 못 했을까 원망스러웠다.


[민호. 난 죽는 그 순간에도 널 생각할거야.]


잔잔하게 나오는 목소리는 처음 나와서 들었던 목소리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이었다.


[몇 달만 지나도 난 네 옆에 없을거야.]


그래서 네가 걱정이야...하는 소리가 작게 뒤따라 들렸다.

눈 앞이 조금씩 흐려졌다.


[넌 조금 무신경하니까 다쳐도 그대로 다니잖아. 또, 괜히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서 굶고 그러고 무슨 일 있으면 안으로 삭이고 다니고. 자기 몸은 무심하면서 이상하게 정많고...]


또-하고 말은 계속 이어졌다.

결국 마지막에 나온 말은 하나였다.


[-내가 없어도 네가 안 아팠으면 좋겠어.]


조금 목소리가 떨리듯 들렸다.


[토마스랑 갤리가 잘 챙겨줄 거야... 그래도 네가 잘 살았으면 좋겠어.]


더듬더듬 거리던 말은 어느 새 조금은 울먹임이 섞여 들어갔다.


[....그랬으면 좋겠어.]

[많이 안 아팠으면 좋겠어.]


그러나 마지막에는 결국 환하게 웃는 얼굴로 화면 속에서 뉴트는 말했다.


[안녕, 민호.]


귓가로 어느 날엔가 헤어졌던 뉴트의 '잘 지내야 해.'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

화면 속의 영상은 이내 검은 화면만을 보였다.


그러나 제 눈에... 망막에... 새겨지듯이 다정했던 뉴트가 아른 거렸다.

어느 날엔가 자꾸 캠코더를 들이밀며 돌아다니던 뉴트가 떠올랐다.


그 때부터였어? 눈을 가리자 손 안에 뜨거움이 차올랐다.

그저 또 이상한 취미가 생겼나 싶었는데.....


"이럴.. 이럴려고 그랬어?"


뚝뚝 손 안에 고인 뜨거움이 손바닥을 타고 아래로 추락했다.

밖에서 아직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에 소리가 묻혀서 다행이었다.


"예쁜 모습만 남겨주려고... 그랬던거였어?"


엎질러진 맥주 위에 토독토독 원을 그리며 뜨거움이 떨어져내린다.

뚝뚝 떨어지는 그것을 참을 수 없었다.


헤어지는 그 날에 조차 내리지 않았던 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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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 My Soul


그 날은 화창한 날이었다.

민호에게 이별을 고했던 그 날은 정말로 화창한 날이었다.

비가 오지도, 구름이 끼지도, 안개가 자욱하지도 않은 반짝이는 날이었다.

마치, 너같이 찬란한 날이어서 더욱 우울했다.


"...무슨 소리야."

"헤어지자고, 민호."


웃으며 말하는 제 말에 민호가 결국 화를 내었었다.

주먹을 꽉 지는 손을 풀어서 손톱 자국났을 손바닥을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망할 새끼-"


이를 부득 갈며 말하고 나가는 너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트리샤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괜히, 이런 일에 끼게 해서 미안했다. 트리샤는 웃으며 괜찮다고.. 괜찮냐고 물어왔다. 나는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했던 것 같다.


-------


귀를 닫아도 어느 새인가 네 소식이 닿아온다.

다쳤다는 소식도 있었고, 싸웠다는 소식도 있었고, 많이 아프다는 소식도 있었다.

제가 선택한 일인데도 얼굴을 문지르며 한 참을 고민하지만, 결국 제자리걸음이라는 것을 깨닿고 저 홀로 있던 병실에서 오열했었다.

왜 하필-이라는 말만 몇 번이고 반복했는지 모른다.


문병왔던 토마스와 갤리가 애써 네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 할 때면 조금 슬펐다.

잘 지냈으면 좋겠어.


조심히 캠코더를 꺼내 돌려본다.

그 안에 네가 가득 있다.

왜 찍냐 묻는 너에게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을 위로하기 위해 혼자 준비한 이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네가 좋아했던 공원에 와서 캠코더를 셋팅하고 조심히 말을 꺼내본다. 너에게 갈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긴장이 되었다.


"민호. 난 죽는 그 순간에도 널 생각할거야."


조심히 첫 말을 꺼내본다.

그것이 진실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몇 달만 지나도 난 네 옆에 없을거야."


그게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

조심조심 하고 싶은 말을 꺼냈는데 꺼내고 보니 오로지 너의 걱정만이 산더미만큼 나왔다.

이렇게 걱정되는 데도 나는 지금도 민호에게 갈 수 없었다.


"-내가 없어도 네가 안 아팠으면 좋겠어."


토마스가 간간히 불안한 눈으로 보고 갤리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것만으로도 네게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 불안하다.


"토마스랑 갤리가 잘 챙겨줄 거야..."


순전히 저를 안심시키기 위해 내뱉었다.


"그래도 네가 잘 살았으면 좋겠어."


진심이었다.

잘 살아서- 정말 잘 살아서- 어느 날엔가는 웃으면서 자신의 기일날 와서 그 똑 닮았을 감자 새싹을 보여주며 자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 번 정도 저를 생각하며 울어주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랬으면 좋겠어."


그게 자기기만이라는 것을 뼈져리게 알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어서 다시 반복해서 자신한테 세뇌를 걸 듯이 말한다.


"많이 안 아팠으면 좋겠어."


그러나 결국에는 네가 환하게 웃기를 빈다.

그렇기에 환하게 웃으며 마지막을 고했다.


"안녕, 민호."


황급히 캠코더를 닫으며 몸을 수그렸다.

터져나온 눈물이 주변 아랑곳하지 않고 쏟아졌다.


"안녕-"


안녕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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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될까... ㅈㄴ 긴장때리면서 쓰니 잘 써지는 것 같습니다.

ㅎㅂㅎ.....그래서 배고픈건가...


뉴트 불치병 썰을 보고.. 찌통하면 역시 전 그거 떠오릅니다.

가을동화요.


물론, 그 원빈의 얼마면 돼!가 가장 인상적이지만...

비디오 영상하면 이게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ㅎwㅎ


어휴...


여튼. 이 안에서 토마스는 연결점같은 겁니다.

뉴트와 민호는 서로 사귀다 헤어졌죠.

뉴트는 민호가 혹여라도 나중에 알고 슬퍼하지 않길 빌어서 숨기고 숨겼는데 민호는 그래서 뉴트가 장례식 치르고 나서도 좀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속으로 지독한 새끼니 뭐니 하면서도 울적했겠죠. 그래서 좀 더 악독하게 잊으려고 했는데 그게 옆에 있는 토마스가 보기에는 영 안 좋아보였어요.


뉴트의 집을 치운건 토마스와 갤리가 치웠습니다.

그러다가 캠코더를 발견하는데... 처음에는 둘이서 어떻게 할까.. 없앨까 치울까 줄까 고민하다하다.... 민호가 불안불안한 모습에 결국 주자는 결론이죠.

갤리는 제가 주면 싸울거라고 토마스에게 넘김.



뉴트가 한 말 중에서 [토마스랑 갤리가 잘 챙겨줄거야.]라고 한 말은 실은 자기 자신한테 한 말입니다. 혹여 모르기에 불안했겠죠.

그리고 이 말 할 때에는 이미 민호랑 헤어진 시점...

민호가 엇나간다는 소식이나 숙척해졌다는(대충 기홍이가 살빠져서 민호로 변한 느낌...) 소식에 나름 굉장히 불안하고 고민했을 겁니다. 그리고 진짜로 죽기 전까지 민호를 생각했겠죠.

하다가.. 결국 뉴트 사이드를 쓰고 말았네요.

허허...



근데, 어라? 나 찌통 못 쓰지 않나?

ㅎp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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