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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딕슨]담뱃재

엠알 @hamsterking123

-딕슨/까만 매니큐어



[딕슨]담뱃재


제이슨이 핀 담배가 뿌옇게 헬맷 너머의 시야를 어지럽혔다.

고담 밤하늘 아래는 어느 도시와 다르지 않게 번쩍이는 간판과 전등이 빛나는 불야성이다.

그저 그 안에 이불 위에 보이지 않게 퍼진 진득이처럼 득실대는 범죄가 화려한 전등 아래에 숨어 퍼져있을 뿐이라는 것이 다를 뿐.


입에 뿜어져 나온 연기 안에서 어지럽혀진 고담은 여전했고, 여전했다.


"제이슨."

툭-하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떨어져 내려온 나이트윙은.. 그래, 배트맨과 흡사했다.

제이슨은 핼맷을 고쳐스려 담배를 털어버렸다. 그러나 채 핼맷을 푹 눌러쓰기도 전에 다가온 딕의 손에 어깨를 잡혀 돌려 세워졌다.

맞닿은 말캉한 입술은 요전히 모양이 좋았고, 기술도 탁월했다.


"음-"

질척하게 입가에서 세어나오는 신음섞인 숨소리에 제이슨은 짜증이 났다.

하필 하고 많은 곳 중에서도 언제인가 어렸던 자신과 디스코윙이었던 딕이 키스했던 그 자리였다. 하고많은 자리 중에서도...

딕의 손에 핼맷을 떨구면서 제이슨은 그 뒤의 고다의 야경을 보다 깨달았다.


춥- 소리와 함께 떨어진 입술이 살짝 아렸다. 망할 딕이 물기라도 했다 더듬자 확실히 물었는지 따끔거렸고, 딕의 불퉁한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집중하지 않은 것이 불쾌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던 제이슨은 돌연 섬뜻함을 느꼈다. 제이슨은 더듬더듬 입을 열어 딕에게 물었다.


"딕."

"뭐야, 제이슨."

욕설 섞이지 않는 부름에 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가 물어뜯은 입술 덕에 한 소리 들을 것을 알고도 심술을 부렸다. 요 근래 보기 힘든 아랫 동생에게 조금의 투정을 부렸던 것이다.


"전에... 전에도... 아니다."

제이슨은 깨달았다. 무심코 떠올린 기억은 마치 엉킨 실타래처럼 풀리지 않는 것이었고, 그 실타래는 마치, 검은 매니큐어로 한 번 쭈욱 발라버렸다.

이 도시 어디에도 제이슨은 자신만의 온전한 기억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빈 시절 그는 배트맨과 함께 였지만, 그보다 더.... 딕의 손을 잡고 있었다.

더듬더듬 만진 입술은 따가웠고, 익숙했다.


이것은 신호였다. 저한테 관심을 달라는 딕의.

그리고 제이슨은 그것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깊숙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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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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