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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딕슨딕]고해

@hamsterking123(엠알 님)

신부슨/고행성사하는 딕


일상AU물

1.제이슨은 조씨 참사 후 죽은 걸로 알려져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다 기적적으로 깨어났습니다.

2.딕은 제이슨이 여전히 죽은 걸로 압니다.

3.제이슨이 조씨에게 납치당하기 이전부터 딕은 경찰이었습니다.

4.딕은 다른 동생. 데미안 구출에는 성공했습니다.


고해

<불교> 고통의 세계라는 뜻으로, 괴로움이 끝이 없는 인간 세상을 이르는 말.


딕 그레이슨은 블러드 헬의 평범한 경찰으로 고담에서는 여전히 유명한 웨인가의 첫째이다.

그런 그가 매번 밤마다 고담 외곽의 낡은 교회로 찾아간다는 것은 몇 그와 친하고 또 친한 이들만이 아는 사실이다.


"신부님-"

"...어서 오세요, 그레이슨 형제님."


덜그럭-고해실에 들어오는 죽은 발걸음 소리에 젊은 신부가 칸막이 너머에서 깊은 숨을 들이켰다. 언제나 그렇듯 건장한 남자가 들어오기에도 벅찬 고해실 안은 딕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가득찬 듯 숨이 막혀온다.

앞머리가 새치마냥 하얀 신부는 조용히 등허리를 쭈욱 피고 머리를 답답한 고해실 벽에 대었다 때며 깊이 들이쉰 숨을 어렵사리 토해냈다.


들리지 않을 숨소리가 칸막이 너머로 넘어갈까 손을 더욱 아려쥐었다.

어딘지 모르게 몸 군데군데가 시큰거려왔다.


"오늘은 15번가 골목에서 총격전이 있었습니다."

"엇그제 고담 크라임 앨리에서 강도 사건이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제가 보고 들은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놓는 목소리는 칸막이 너머를, 그리고 고해실 좁은 벽들을 울리는 목소리에 마른 입을 조금 다셔야 했다.

손 안에 쥔 십자가를 두어 번 다시 쥘 때에야 딕의 이야기는 바꼈다. 움칫-거리듯이 제이슨의 어깨가 떨렸다.


"-전 자격이 없습니다."


우울하게 나오는 목소리가 바닥을 긁었다.

언제나 하는 고해의 끝은 그 자격을 논하고는 했다.


"그 아이를 볼 자격이 없어요."

"....."


울음이 섞인 목소리가 언뜻 가녀리게도 떨렸다.

제이슨은 제 손의 십자가를 억세게 그러쥐었다. 최대한 제 목소리가 떨리지 않기를 바랬다.


"괜찮습니까, 그레이슨 형제님."

"...윽- 윽-"


간헐적으로 가끔 터져나오는 숨소리섞인 울음이 제이슨의 앉은 다리 위에 얹이는 것 같았다.

이 작은 고해소는 감옥이고 그의 울음소리는 족쇄이며 죄수는 제이슨 피터 토드다.

마치,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1인 구속복을 입고 좁은 감옥에 갖인 죄수처럼 제이슨은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고는 했다.


"저는 구하지 못 했어요..."


처절한 슬픔이 담긴 목소리는 결국 오열하듯이 낮게 토해져나온다.

울음을 삼킨 목소리는 유독 떨림이 잦아져 선뜻하고 선명하게 제이슨의 귀에 들어왔다.


"아닙니다, 그레이슨 형제님. 당신이 구원하지 못 했을지언정 신께서는 구원하셨습니다."


조심히 달래듯이 애기하면 침묵으로 듣기만 하고 마지막의 사하는 기도를 마칠 때까지 조용히 있는 딕은 언제나와 같이 조용히 칸막이 너머에 몇 분이고 있다가 마른 세수를 하고는 사라지고는 했다.


덜컥-하고 열리는 문 소리와 함께 제이슨은 내리누르는 족쇄에서 풀려나듯이 숨을 급하게 토했다.


",,,,,헉........ 헉..헉..."


하- 빌어먹을. 청산했을 비속어가 신부의 입에서 터져나오고 깊게 숙인 얼굴 아래로 눈물이 흘렀다.


딕 그레이슨이 모르는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 낡은 교회는 오로지 젊은 신부 혼자 있기에 고해소는 밤 늦게까지 열려있지를 않는다. 누군가가 올 때를 빼고.

둘은 딕이 고해소를 나가면 퍼져나가듯 긴장에서 풀린 신부의 목소리는 딕이 듣는 목소리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셋은.




딕이 언제나 울부짖는 아이는 살아있다는 것.


"...오- 하나님."


욕 대신 신을 부르며 얼굴을 감싼 제이슨이 깊이 몸을 말아 숙였다.

고해소는 딕에게도 제이슨에게도 끔찍한 '고해'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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