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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슨]도련님.

알슨 앓는 두목.....

두목.....건강 기원 알슨....




[알슨]도련님.


웨인 가의 집사 알프레드에게는 돌볼 사람... 아니, 사람 뿐만 아니라 짐승까지도 많았다.

그 거대한 저택에 홀로 온전한 사용인으로서 집사를 하고 있는 알프레드에게 돌볼 이들은 많았음에도 완벽하도록 돌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고, 그들도 그렇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 늙은 집사는 알고 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완벽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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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린 도련님이 다시 왓을 때 알프레드는 답지 않은 걱정이 일었다.

어렸던 브루스에게는 온전한 부모의 애정과 함께 자립할 만한 의지와 알프레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브루스가 커서 데려온 첫 아이인 딕 또한, 부모의 애정과 서커스단의 사랑으로 자립할 정도의 준비와 브루스의 도움의 손길이 있었으며 딕 스스로 일어설만한 여지와 힘이 있었다. 물론, 딕 도련님은 그 여지의 힘을 어떻게 그리 똑 닮도록 브루스와 엇비슷한 노선을 달리해 집을 나섰으나 알프레드는 딕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 믿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어린 도련님은?

"....Mr.."

"알프레드라 부르시면 됩니다, 제이슨 도련님."

사람의 애정이나 이유없는 친절이 익숙지 않은 뒷골목에서 온 소년은 어색하게 난생 처음보는 집사를 올려다 보았다. 알프레드는 그 노련한 눈썰미와 연륜으로 한 번에 제이슨 토드라는 이 소년이 브루스와도 딕과도 완전히 다른 류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올라오는 걱정이 더욱 짙어졌다. 자신 또한 어려울 것을 예상하는데 아직 그보다 어린 딕이나 브루스는 어떻겠는가?

영 걱정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으나 연륜있는 집사는 그런 기색 하나 내밀지 않고 아직 어색할 제이슨에게 폭신한 수건과 깨끗한 옷을 건내주었다.

"욕실은 옆에 있고, 혹 도움이 필요하실 때는 불러주십시오. 제이슨 도련님."

딱딱 부러지는 것 같은 억양의 말에도 불구하고 정중한 집사의 목소리는 알프레드의 예상대로 제이슨에게 영 익숙지 않았다.

아이에게 익숙한 것은 높은 고함성 섞인 말과 악섹트가 강한 뒷골목 억양이나 오히려 교양있지만 강압적인 편인 브루스의 목소리가 더 익숙한 것이었다. 이런 배려와 친절이 든 목소리는 가끔 골목 너머나 종종 누군가의 TV로 보는 프로에서나 가끔 볼 법한.. 그러니까, 제이슨의 인생에 없었을 것 이었고, 없을 것이었다. 물론, 브루스를 따라 오면서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제이슨에게 알프레드는 정말 말 그대로의 별세계 사람이었다.

마치, 그래 제이슨의 손에 들린 뽀송한 수건 같았다.

"......"

슥 돌아본 뒤에는 발소리조차 없이 바르게 핀 등과 희끗해지기 시작한 머리카락이 보였다. 폭신한 수건은 익숙하지 않고 어색했지만 어쩐지 기분이 좋았다.

코를 묻은 수건 안에서 무슨 꽃인지 모를 향기가 났다.


*


제이슨은 브루스의 맹훈련에 함께 하는 동안 서서히 웨인 저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물론, 그와 동시에 알프레드에게도 말이다. 늙은 집사는 마치, 헨젤을 살 찌우려는 마녀처럼 마지런히 제이슨에게 음식과 간식을 조달하고는 했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았던 제이슨은 크라임 앨리에서처럼 먼저 의심부터 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면, 정말.. 정말로 바지런히 오는 간식은 같이 있으면서 알게 된 거지만 정작 브루스에게는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삭-하고 입 안에서 깊은 초콜렛 향취를 풍기는 큐키를 오물오물 먹으며 제이슨은 힐끔힐끔 알프레드를 보았다. 그 전에 있던 딕도 잘 오지 않았다는 부엌은 제이슨의 당골 장소였다.

"우유도 마십시오, 제이슨 도련님."

아직 익숙지 않은 밀크 티 대신 따끈하고 고소한 우유가 든 머그가 제이슨의 앞에 놓였다. 눈을 껌뻑인 제이슨은 또 이런 건 언제 뎁인거지 신기해 하면서 알프레드를 보았다. 이 집사님은 어떤 슈퍼 히어로보다 유능한 것 같았다.

"고마워요, 알피."

꼴깍꼴깍 넘어가는 소리에 늙은 집사는 내심 만족스런 웃음을 지었다. 그건 브루스와 있으면서도, 딕과 있으면서도 느껴보지 못 한 풍족한 만족감이어서 집사는 정말로 자식을 키우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는 했다.


그런 나날들이었다.

패트롤을 다녀온 브루스를 뒷바라지하며 어린 나이에 영양 부족과 수면 부족에 시달린 제이슨을 요리조리 세심하게 챙기는 나날. 오늘은 제이슨 도련님이 좋아하는 매운 치킨이 들어간 음식을 할까-그런 고민을 하는 집사와 양껏 입 안에 머핀과 마들렌을 우물거리며 알프레드 웨인 가 무적설을 떠올리는 작은 로빈이 있는 나날 말이다.


그런 나날들은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종말을 맞이했다.


제이슨의 가출, 가족의 부재, 조커의 출현-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끝에 남은 죽음.


채 년도도 채우지 못 해 사그라진 목숨과 지낸 시간은 너무 짧았다.

늙은 집사가 마음을 주기에는 충분했으나 마음껏 정성들여 돌봤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리석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알프레드는 그게 언제나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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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이슨이 돌아왔을 때는 그저 순수히 기뻤을까? 슬프게도 집사는 죽음에서 돌아온다는 것이 그렇게 훌룡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삶을 통해, 그리고 주인 옆에 지내며 깨닫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제 머리가 전보다 더 세어버린 집사는 슬프게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오- 이런. 이번에는 또 누구랑 놀다가 오신 겁니까. 이제 놀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카울 이곳저곳이 찢겨져 돌아온 브루스를 맞으며 알프레드는 혀를 찼다. 그리고 그런 브루스의 어깨 위에 거쳐지듯 온 제이슨에 이번에는 숨을 들이켰다. 영 익숙해지질 않는 모습이었다. 늙은 집사는 그 동안 다 큰 딕이나 브루스도 똑똑한 팀과 사나운 데미안의 상처도 보고 돌보았지만, 유독 제이슨의 상처는 익숙해 지지를 않았다.

그건 제이슨이 없었던 그 빈 기간 때문인지 아니면....

"알프레드, 제이슨을 부탁할게요."

황급히 영 정신을 못 차리는 제이슨을 알프레드에게 넘기며 다급히 다시 배트카를 타고는 사건 현장으로 떠났다. 부러 소리내어 한숨을 토한 알프레드는 자신이 모르는 새에 묵직해진 도련님을 안아 들고 침대에 눕혔다. 레드 후드가 있는 곳이니 만큼 무언가 터지기라도 했는지 그슬린 자국의 자켓과 이리저리 찢어진 언더 웨어, 깨져나간 헬멧을 벗기자 익숙지 않은 상처들이 보였다.

늙은 집사의 입에서 이번에는 진짜 한숨이 터져 나왔다.


*


제이슨이 부시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모든 처치가 끝나 있었다. 제 몸을 더듬어 본 제이슨은 이내 누구의 솜씨인지 깨닫고 낮게 혀를 차며 배트 케이브 안을 둘러보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나고자 했다.

핑- 아까 머리를 맞으면서 뇌진탕이라도 있었는지 어지러움증에 비틀거린 제이슨이 침대를 잡고 있을 때 홀연히 다시 나타난 집사가 조심스럽게 제이슨을 침대에 앉히고는 그 손에 따뜻한 머그잔을 쥐어주었다. 손 안을 차지하는 온기에 눈을 껌뻑여 시야를 확보한 제이슨은 어처구니 없는 웃음을 터트렸다.

"하... 알피, 제가 아직도 어린애로 보여요?"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하얗고 고소해보이는 우유였다. 그 어린 날 마시던 그것에 눈을 든 제이슨에게 배트맨마저 어려워하는 깐깐한 집사가 말했다.

"오, 도련님. 도련님은 언제까지고 저한테 도련님이랍니다. 뼈에 금이 가고 뇌진탕이 왔으니 당연히 따뜻하고 뼈에 좋은 우유가 좋지 않겠습니까? 설마, 그 나이에 편식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없던 알르레기라도 생기셨나요?하는 뒷말까지 들은 제이슨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제 손에 들린 머그잔의 우유를 보았다.

제이슨은 예나 지금이나 알프레드에게 약했다.


험악하게 얼굴을 찌푸렸으면서도 꼴깍꼴깍 그 어느 날처럼 우유를 마시는 것을 본 알프레드는 만족스러워졌다. 그건 제이슨 이후로도 팀과 데미안을 돌보면서도 느끼지 못 한 충족감이었다.



과연, 그것이 아들같아서 일지... 아니면 정말로 채 돌보지 못 했던 아쉬움일지... 그도 아니면.......

그건 연륜있는 집사인 알프레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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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왤케 제이슨한테 열심히 먹이고...

두목, 3시 새끼 꼬박 꼬박 드시고 밤에만 뭐 드시지 마시고, 아침점심저녘 중간 간식도 꼭 챙겨드시고..

여튼, 건강이 최고입니다...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