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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가]달맞이 꽃2

   

님들의 썰 기반입니다.

기본적으로 바바님의 제이슨TS(https://twitter.com/babalalla/status/536139850856927233)썰을 토대로 합니다. 그리고 그 외의 에피소드는 바바님, 도미님, 키옌님, 멜리님의 썰(https://twitter.com/babalalla/status/558122997438246912)을 토대로 합니다.


달맞이 꽃2


제이슨 피터 토드를 떠올리면 당연한 수순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은 여성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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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말하자면-

딕이나 브루스는 여직 생각해봐도 그렇게 제이슨에게 잘 해 주었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 시기에 유일하게 제이슨에게 정말 잘 해주었다, 여자애로서 대해주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웨인저에 단 하나뿐인 집사인 알프레드만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변명은 있었다.

그 시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때에는 얼쩔 수 없었다.  어리숙했기 때문이다.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말하고 늘어놓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가끔 딕만이 그 시절이 떠오르면 허덕이고는 했다. 눈을 떴을 때 무심코 본 파란 밤과 저녘 사이의 가장 짙푸른 색의 하늘이나 블러드헬 인근에 펼쳐진 바다같은 것, 또는 펄럭이는 노란색과 아른거리는 초록을 본면 어쩔 수 없이 떠오르게 하는 것들이었다.


"아- 싫다니까, 디키버드!"

"제이, 간만에 나온거니까 즐기자고 응?"


생각해보면 그 때 제이슨은 정말로 싫어했다.

순전히 제 딕 제 심보대로 끌고 나온 것이었다. 아직 어린 아이는 제 손에 질질 끌려나와 심통맞은 얼굴로 제 정강이를 냅다 발로 찼었다.  그런 제이슨에게 달큰한 아이스크림 콘을 건내며(받고서도 내가 어린애냐며 화를 냈었다.) 살살 달래야 했었더랬다.

할짝도 아니고 무식하게 아이스크림을 씹어먹듯 먹는 제이슨을 보며 한 숨을 쉰 딕은 무심코 제이슨이 지나가는 진저 여성에게(그녀는 굉장히 잘 빠져있었다.) 시선을 보내는 것을 보고 딕은 말했었다.


"제이 이 녀석, 응큼하긴-"


제 말에 한심하다는 듯이 보았던 녀석이 여자였다는 것을  좀 더 빨리 께달았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하고는 했다. 제이슨의 볼을 툭툭 건들이자 이내 체념한 듯이 아이스크림을 한 입 먹는 녀석에게 금방 시큰둥해졌다. 아, 그 때는 나도 어렸구나. 딕은 회상하면 할수록 제이슨에게 미안해지고는 했다.

그 때의 제이슨을 부러 끌고 나온 것은 일종의 과시였다. 뒷골목에서만 살았을 제이슨에게 고담의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알려주며 이만큼 아냐는 듯한 그런 유치한 자랑말이다. 그것도 나중에 가서는 시큰둥해져버렸지만, 그 떄의 제이슨 얼굴은 생각해보면 꽤 기뻤던 것 같아 더욱 딕에게 죄책감을 주고는 했다.


"...딕,  넌 여자친구가 사주는 옷만 입어라."

"? 무슨 소리야, 제이?"


제가 산 옷을 한참을 구다보던 제이슨이 와락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런 제이슨 옆의 종업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딕은 뒷머리를 긁으며 제이슨의 옷도 골라주겠다 나섰다가 오히려 쓴소리만 왕창 듣고는 했다.

그것은 제이슨이 여자애인 것을 알고도 그랬다.


"제..제이슨. 너 여자애였냐? 진짜로?"

"...이런 씨발!"


그 밝혀진 당일 다시 만난 제이슨에게 했던 말이다. 그리고 딕은 제이슨의 발에 안면을 맞아줘야 했다. 그리고 잠깐 제가 피했었는데,  한 이틀 정도 후에는 오히려 제이슨이 찾아와 놀려대고 했다. 그 쌜쭉한 얼굴 위에 그대로 '병신'이라는 말이 붙어서 딕을 보고는 했는데, 그건 여러모로 고역이었다.

딕은 그래서 1주일이 되는 그 날 제이슨에게 사과의 선물을 가져왔었다.


"...야, 디키버드. 이게 뭐냐?"

"응? 뭐긴, 치마잖아."


"후우...."


선물을 보며 제 앞에서 무슨 수작이냐는 듯이 보던 제이슨은 제 손에 들린 상자에 눈가를 까딱였다. 이 멍청한 딕 그레이슨은 제 팬션감각이 얼굴하고 맞바꿧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한 제이슨은 기대하는 딕에게 활짝 웃어주며-


"악! 제이! 뭐하는거야!"

"땡떙이가 뭐야, 땡땡이가!! 씨발 지금 용비늘이 아니라서 감사해야하는 거냐!!!"


빌어먹을 디키버드 같으니!!! 버럭 짜증을 내며 냅다 불붙은 난로에 떙땡이 원피스를 던진 제이슨에 딕은 아우다웅 싸워야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그 전과 같이 투닥였던 것 같다.

자신이 고담에 오면 너 왜 왔냐는 듯이 필요없다고 말하는 제이슨과 그런 제이슨을 놀려먹으면서 배트맨의 눈치를 살살 보며 매번 왔던 딕은 웨인저의 풍경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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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에서도 선머슴아 같이 지내던 제이슨은 여전히 선머슴아 갔았다.

머리카락은 알프레드가 손수 어느 정도 정리해주었지만, 껑충 잘라낸 머리카락은 여전히 남자애처럼 보이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생의 격변같은 만남이 이루어졌다.


"안녕, 로빈?"


캣우먼은 사뿐히 쓰레기통 위에 엎어져 있는 빌런 위에 내려앉았다.

제이슨은 마지막 빌런의 턱에 주먹을 먹여주며 힐끔 캣우먼, 셀리나를 보았다. 육감적인 몸매와 부드러운 움직임이 제이슨의 눈에 사로잡혔다. 전에 보았던 고든 경감의 딸인 바바라 고든이 떠올랐다.


부드럽고 긴 붉은 색 머리카락.

남이 뭐라했건 어찌되었든 제이슨도 여자였다. 아직 귀여운 게 좋고 예쁜 것 여자다운 것에 눈이 가는 것은 당연했다. 살아온 과거가 과거다 보니 쉬이 접해볼 수도 부러 멀리했던 제이슨은 웨인저에 와서까지 그랬다. 그나마 알프레드 가끔 권하고는 해서 그나마 점점 섬머스마 태를 벗어나는 중이었다.


"배트맨은 없는데요."


퉁명스레 말하는 제이슨에 셀리나는 조금은 부드럽게 웃었다.

노란 망토가 살랑일 때 마다 보이는 매끈한 다리는 상처가 많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곧고 예뻣다. 토실히 올라온 엉덩이느 말랐지만, 그 나이 또래에 비해 가녀린 느낌이 없잖아 있는 몸과 새침하게 올라간 고양이 눈은 얼핏 고양이같은 미소년으로 착각하기 쉬웠으나 셀리나의 눈에는 엄연한 여자아이였다.


"아냐, 아냐. 오늘은 널 보러온거란다."

"...저요?"


부러 부드럽게 말하며 통통 튀듯이 다가온 셀리나가 제이슨을 내려다보자 한 손에 빌런의 멱살을 잡은 채 있던 제이슨의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올려다보는 셀리나는 검은 색의 쫙 달라붙는 유니폼 떄문에 그 풍만한 가슴이나 부드러운 곡선이 가감없이 섹시하게 들어났다.

제이슨은 시선을 때지 못 하고 바라보자 셀리나가 꺄르륵 웃으며 제이슨을 와락 안았다.


"귀여워라!! 어유, 배트맨도 그렇지 꼬마 아가씨를 이렇게 보내는 멍청이가 어디있어?"


깔깔 대듯 웃는 셀나의 말은 일종의 충격이었다.

저와 셀나의 대면은 처음인데 딱 꼬집어 여자애인 것을 알고 저를 끌어안는 풍만한 품은 아마도 제이슨 인생에서 잊혀지기 어려운 것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 이었다.


"이렇게 귀여운 아가씨를 말이야, 그치?"


제이슨의 머리카락을 부러 쓸어주고 실삔을 고쳐주며 묻는 셀나에게 답 하나 못 하고 제이슨은 어버거리며 눈을 둘 데를 찾아야 했다.

한 동안 셀나가 제이슨을 데리고 물고 빨고는 했는데, 그러면서 은근 슬쩍 제 의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어디의 무슨 옷은 예쁘다던가, 어느 대부호가 입던 옷은 섹시하다든가, 단순히 고담의 평범한 어느 가게를 가르키면서도 저 옷 어울릴 것 같다는 등의 말을 하고는 했다. 그에 더해 화장품이나 향수에 대해서 말하고는 했는데 제이슨은 무심코 딕이나 브루스가 쓰고는 했던 남자 향수를 떠올리고 수긍하고는 했다.


"향수란 건 감초야. 첫 눈에 사람을 본다면 그 향기에 잊지를 못 하는 거지."


슥슥- 제이슨의 반곱슬 머리를 쓰다듬어준 셀나가 깔깔 거리며 말했었다.

그런 셀나에게서는 장미향과 계피 냄새, 고담의 매연 냄새와 처음 맞는 냄새가 엉켜서 나고는 했는데 어느 순간 셀나의 말처럼 제이슨은 무심코 그 냄새를 맞으면 안심하고 셀나를 떠올리곤 하는 저를 발견했다.


제이슨 인생 처음으로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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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그러니까 언제나와 같았던 것 같다고 브루스 웨인은 생각한다.

언제나와 같이 느즈막히 일어난 브루스는 딕의 '허억! 브루스!!'하는 비명에 놀라야 했다. 웨인저 내에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단 말인가? 브루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황급히 제 몸 상태, 저택 내에 있을 상황 등등을 상정하며 황급히 딕의 비명이 들린 곳을 달려갔다.


"브루스! 브루스!! 의사..의사! 병원!!!!"


어느 열린 방 앞에서 호들갑을 떠는 아줌마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 저에게 외치는 딕에게 브루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여기는 제이슨의 방인데 딕이 들어와 있는 것은 둘째치고 코 아래로 스치는 쇠냄새가 시선을 돌리게 했다.

그리고 으악거리는 딕과 마찬가지로 당황하듯 굳은 브루스는 하얀 침대보를 봐야했다.


침대 위에 수놓아진 붉은 얼룩들과 이불을 끌어안고 하얗게 질린 채 그것을 보는 제이슨이 보였다.

딱! 하고 굳은 머리는 평소의 배트맨 같지 않게 도무지 돌아가지 않았었다.


"으아--! 알프레드- 제이가! 피..피!!!"


마침, 저택이 울려라 외치는 딕의 소리를 듣고 온건지 알프레드가 뒤에서 오지 않았다면 어쩌면 브루스는 정말 딕의 말대로 제이슨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을까 싶다.




"오, 제이 아가씨. 축하드립니다. 여성이 되셨군요."


담담하고 부드러운 알프레드의 말에 그 방에 있던 남성 둘과 막 온연한 여자가 된 아이가 늙은 집사에게 시선을 돌렸다.


"딸꾹..."


제이슨은 딸꿀질을 했다.

그 때 제이슨이 천둥같은 깨달음 같이 한 생각은-


'아, 나 진짜 여자구나.'


였다.

일단, 결론만 말하자면 세 사람은 알피가 주는 음식을(제이슨에게는 특별히 따뜻한 치킨스튜를 주었다.)  먹고 브루스는 회사에 딕은 블러드헬로 갔다. 그리고 남아 있던 제이슨은 알프레드의 극진한 시중을 받으며 난생 처음으로 드레스란 것을 입어보고 화장이란 것을 받았으며 향수란 것을 뿌려도 보았다.


딸꾹이며 정신을 놓고 있던 제이슨은 놀라웠다.

거울 앞에는 분명, 여자가 있었으니까.


알프레드의 전화에 케이크와 꽃을 사온 브루스도 놀라고 딕도 놀랐다.

그게 그렇게 우스울 수가 없어서 그 날 제이슨은 웨인저에서 처음으로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드레스와는 맞지 않는 웃음이었지만 맑고 고왔다고 기억한다.


문제는 제대로 자각한 제이슨이 예의 셀나가 소개한 옷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브루스는 그 생각을 하면 여전히 이마를 집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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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언니에 대해 1도 몰라서 곤란하다...

캐붕시키진 않았겠지, 나...8ㅁ8


슨이는 어.. 이건 제 해석인데요..

아마 셀나에게 그런 걸 들으면서도 예쁘다.. 입어보고는 싶다... 그런 생각을 했어도 저와는 별개의 문제라 생각하지 않았을 까요? 하도 옆에서 섬머슴아 같다느니 남자애같다느니 하면서 정말로 여자애 취급 안 해주니까(대표적인 예: 브루스, 딕) 자기도 모르게 이게 맞는거라고, 자기는 로빈이고 하니까 입을 일 없을거라 생각하는 거죠.


그러다 초경오면서 후폭풍처럼 몰아치는 검다.

원래 늦바람이 무섭잖아여...(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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