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C

[콘탄슨]To. little heroe

림판 님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오옷!!ㅎㅁㅎ)9




[콘탄슨]To. little heroe


로빈을 만나본 적 있는가?

그 고담의 어두운 밤 중에 배트맨과 함께 또는 어쩔 때 따로 휙휙 어둠 사이를 스쳐지나가는 그 노랗고 빨갛기도 한 고담의 울새를 말이다.


지금에 와서야 검기도 하고 사납기는... 아니, 예전에도 그랬던 것 같지만 적어도 첫번째와 두번째까지의 로빈들의 복장은 감히 그들과 직접 붙이치지 않고는 모를 정도로 유사했다. 아, 그래. 유사했지. 후우-하고 뱉어내는 연기에 신경질적인 정리되지 못한 생각이 섞여서 세어나왔다.


"이봐, 토드."


그는 저스티스 리그와 나름 관련이 있었지만 툭 까놓고 말하자면 그 망할 쫄쫄이들은 하나 같이 빌런이고 히어로고 싸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재수도 더럽게 없었고, 기분도 나쁘고, 뭐 그리 Justice(정의)를 외쳐싸는지 모르겠다고 그는 언제나 생각한다. 특히, 그래.. 배트맨.

언제나 입에 물고 있는 담배 연기 사이로 흐릿하게 환각이 보이는 것 같았다.


망할 꼬맹이...


*


어린 로빈은 그러니까... 그가 만나기로는 첫 로빈이었던 것 같다. 음.. 아마, 그럴거다! 존은 제 기억력을 믿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기억을 더듬었다. 노란 망토에 초록색 픽시 부츠와 망할 용비늘 팬티..아, 그거 보고 좀 웃었던 것 같다고 기억을 더듬으며 존은 웃음을 삼켰다. 지금의 로빈에 와서는 별 의미없는 코스튬이었지만, 그 때 그 꼬마에게는 전 로빈과 '똑같은' 이라는 것은 꽤나 중했던 같았다. 여하튼 기억을 계속 잇자면 그래, 그는 그리 좋은 어른이 되지 못했고 그 아이도 그렇게 착한 아이는 아니었다.

왜냐면, 첫 만남이(존의 기억상으로) 맞담배였으니까!!


"뭘 봐?"


까칠하게 반말 찍찍하는 꼬마가 뭐 이뻤을까 싶다만 글쎄? 존의 눈에는 꽤 기찬 애같기도 했고...오, 그래 웃기게도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 배트맨의 로빈이면서 찍찍 뱉는 말투는 날서있으면서도 뒷골목 특유의 억양이 섞여 들었으며 불량하게 문 담배도 웃겼다. 물론, 그 상황이 각자의 손이나 발아래에 빌런들을 뭉개고 있었으므로 그리 쾌적한 상황은 아니었는데도 그래, 유쾌했다.


"박쥐가 담배피는 울새에 대해 아나 몰라-?"


부러 비꼴 필요도 없이 웃음섞여 나온 말에 와그작 쉬이 드러나는 감정의 솔직함도 귀여웠다.


"Shit!!!"


짜증스레 거의 다 핀 담배를 패대기치는 모습도 가관으로 웃겼다고 생각하면서도 존은 눈가를 슬슬 일그러트리며 어린 울새를 놀렸다. 박쥐가 오기 전까지도 놀리고 슬쩍 박쥐가 오자 얼굴 삭 바꾸고 용건을 말해 어이없어 하는 울새를 더욱 놀렸던 것 같다. 음... 그래, 귀여웠지.하고 회상하며 중얼거린 존이 저도 모르게 한숨처럼 담배 연기를 뱉으며 눈가를 주물렀다.


어디서 틀어진 걸까? 그건 뻔하지만 아마 애를 로빈으로 부려먹은 박쥐부터 일거라 존은 확신했다. 물론, 울새에게는 박쥐가 꽤 필요했겠지만.... 글쎄, 박쥐한테는? 존은 가끔 생각하고는 했다. 정의와 공정성을 부르짖는 그네들의 어린 영웅, 그 중에 울새야 말로 그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아닐까? 정의를 위해 희생하는 어린애들이라니... 존은 여전히 그게 끔찍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


그러니까 이 꼴이 난 거겠지만.

그의 입 안에서 맴돈 담배 연기가 이내 하늘을 날듯이 흐려졌다. 그 언제가의 어린 꼬마와 폈던 맞담배가 떠오른다. 서로 엉키듯 섞이는 담배 연기를 보며 약올리고는 했던 것 같다. 몇 가지 일로 간간히 왔던 어두운 도시, 고담에는 언제나 그가 발을 디딜 때마다 사건사고가 터져있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꼬마야. 담배 연기에 흩어지는 목소리가 어색하게 매였다. 존은 제가 무슨 심정인지 알 수 없었다. 묘지는 몇 달이 되었는데도 꽤나 잘 정돈되어 있었지만, 휑해서 어느 묘지보다 더 을씬년스러웠다.

탁-하고 그 손가락 위에 불꽃이 일렁였다. 습한 안개가 일렁이는데도 꽤나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다 존은 제가 피고 있던 담배를 다른 손가락에 끼고는 새로운 담배를 꺼내들어 불을 붙였다. 유독, 어린 놈이 눈을 흘기며 욕심부리던 담배 브랜드였다. 아니, 그 어린 울새... 제이슨은 그의 손가락에서 의미없이 피어오르는 불을 보며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유용해 보였는지 아니면 편해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거기는 살만 하냐?"


툭-하고 불 붙었다가 금방 꺼지며 연기를 내는 담배를 묘지 위에 던졌다.

그 나름의 진혼곡이었다.





후우-하고 다시금 피던 담배를 입에 문 존은 인상을 찌푸리며 안개 사이로 걸어갔다. 그의 몸을 감싸는 안개가 마치 방금 존이 내뱉은 물음에 답을 알고 있다는 듯이 담배 연기 사이로 엉켜들어온다.

그 순간... 빌어먹게도 존 콘스탄틴은 순식간에 터져나오는 씁쓸함에 익사할 것 같았다.


================================







왜냐면, 존이라면 지옥이랑도 인연있으니까 뭔가 알고 있을 것 같으니까오!!

ㅎㅁㅎ)9


'DC'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루슨]끝나지 않는 악몽1  (0) 2016.07.31
[숲뱃숲]평화로운 하늘  (0) 2016.04.25
[딕슨]당신의 생일  (0) 2016.04.03
[스터디] 回  (0) 2016.03.28
[딕슨]My Birthday(R18)  (0) 2016.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