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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슨]그레이슨과 토드의 사이2

그레이슨과 토드의 사이2


제이슨의 히트 사이클은 예고도 크게 없으면서 굉장히 불규칙했다.

어느 날에는 총을 쏘다 싸한 기분이 느껴지자 강하게 알파의 페로몬이 맞아지기도 하고 잘 가다가도 문득 아-하고 왔다는 것을 깨닿고는 했다. 다행이랄지 그 대신이랄지 그의 히트 사이클은 여타 다른 오메가와는 달리 알파였던 영향인지 크게 오지는 않았지만, 히트 사이클은 히트 사이클이라 그 날에 만큼은 세이프 하우스나 아웃로의 숙소에 문을 걸어 잡그고 있고는 했다.


그러던 중 딕과 침대에서 구르게 된 것은...

글쎄? 나름 자연스러웠다. 당일도 밤에도 총을 쏘던 제이슨은 옅게 풍기던 알파 페르몬을 맞자 날뛰기 시작하는 제 페르몬에 인상을 찌푸리며 잔연스레 한 손으로 총을 쏘며 다른 손으로 쏘다 말고 안 주머니를 뒤졌다.

그런 불안정한 자세에서 크게 넘어진 그의 품에서 떨어진 억제제가 터진 폭발물 안에 들어가 타닥 타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했으면서도 불행한 일이었다. 제이슨이 인상을 크게 쓸 때 천장을 깨고 들어온 나이트 윙이 적게 남은 빌런들을 후드려 패고는 웃으며 돌아섰다.


그 때 싸하게 닿아오는 짭짭한 바닷 냄새 도는 딕 특유의 알파 페르몬이 제이슨의 콧 속 깊숙이 들어와 침샘을 건들기라도 한 듯 저도 모르게 군침을 삼키게 했다.


"-제이슨?"


평소와는 달리 욕도 신경질도 짜증도 없는 반응에 딕이 의아스레 제이슨을 보다가 그의 코 끝에 스치는 냄새에 멈칫 몸을 굳였다.

제이슨은 정말 극열성 오메가였고, 그래서인지 그의 페르몬은 그가 감추지 않아도 오메가란 것을 눈치채기 어려우 페르몬 냄새가 나고는 했다. 그러나 알파였을 때와는 또 다른 그 냄새가 딕은 꽤나 인상깊게 남아 기억하고 있었다. 마치, 잔잔한 제철소에서나 날 법한 내음과 함께 달달한 과일향 같기도 하고 초콜릿 향 같기도 한 것이 섞여 은은하고 옅게 퍼지듯이 나고 있었다. 그 사이에 담배냄새와 탄약의 그을음내가 섞이면 어쩐지 커피향과도 같은 향이 되기도 해서 딕은 오래고 잠시간 맡고는 하던 그 향을 음미하듯 기억했다.


제이슨의 녹음 섞인 눈이 흔들린 것처럼 딕의 청아한 눈도 흔들렸다.

마주친 시선이 엉키듯 흔들렸을 때에는 그 둘은 이미 제일 가까운 제이슨의 낡은 세이프 하우스에 들어가 입술을 맞대어 문지르고 다리가 엉키고 있었다. 그들의 떨어져 뒤엉킨 코스튬처럼 낱숨과 들숨이 뒤섞이고 땀인지 정액인지 섞여 애액이 문질러 졌을 때에는 새파란 하늘 위로 하얀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끄응-하고 소리를 내는 제이슨을 안고 있는 딕은 여전히 제 것을 그 안에 넣고 있었고, 어디서 주워와 덮은 지 모를 이불의 대부분은 제이슨이 덮고 있었다. 딕이 더듬더듬 눈을 뜨고 일어났을 때에는 질척한 정액이 한 웅큼 다리 사이로 다시금 흘러내렸다.


그리고 어땠더라? 생각보다 덤덤하게 딕과 제이슨은 그 사이를 다시 재정립했던 것 같다.

단지, 그 둘이 서로에게 내린 정의가 달랐을 뿐.


딕은 좀 더 제이슨을 애틋한 동생의 상위 존재에 올리면서도 여타 오메가나 여성과는 다른 위치에 올렸다. 그리고 제이슨은 보다 쉽게 딕을 받아들였다.

히트 사이클이 왔을 때, 여의치 않을 때 같이 자 줄 수 있는 존재.

단지, 제이슨에게 그런 존재가 딕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


그러던 어느 날 제이슨은 한탕을 하고 난 후 로이와 코리와 함께 대화를 나누다 제 배를 내려다 보았다. 앞서 걷는 그 둘이 눈치채지 못 하는 사이 헬멧 아래에 있던 제이슨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제이슨은 이내 아무렇지 않게 볼 일이 떠올랐다며 로이의 오토바이를 빼았아 곧 장 약국 쪽으로 달려갔다.

로이는 짜증을 내면서도 맥주를 사오라 뒤에서 소리를 질렀다.


약국에 다녀온 제이슨의 손에는 검은 봉다리 안에 길고 얇은 상자가 하나 들어있었다.

다각다각 꺼낸 얇은 체온계 같은 막대를 한 참 보다 결국 사용한 제이슨의 입에서 낮은 심음이 터져나왔다. '빌어먹을.'하는 욕소리가 채 나오기도 전에 삼켜졌다.


눈을 강하게 한 번 감았다 얇게 뜬 제이슨의 눈에는 흐릿하게 어떤 각오가 맺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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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은 그 이후에 제 배를 가끔 더듬거리며 눈을 감았다.

그러면 기이할 정도로 미약하게 이어진 것 같은 각인이 흐릿한 선처럼 그려졌다. 그 선을 따라가면 싸한 바닷가가 떠오르고 다시 그 청아한 깨끄한 하늘이 보이는 것 같았다.

밤바다보다는 아침의 바다가 어울린다 생각이 들어서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나, 둘 천천히 그러나 흔적없이 정리를 하던 제이슨은 제가 정해둔 기점이 되자 마자 할리 서커스단으로 향했다. 툭- 기둥에 등을 기대고 본 할리 서커스단은 서로 남일진데도 다정하고 뒷골목의 친가족끼리여도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풍겼다. 기이한 이질감과 함께 낮설면서도 기시감이 드는 곳이었다.


툭- 두어 대 핀 담배를 발 아래 던지고는 사라지는 제이슨에 주시하던 단장과 오랜 몇 단원이 갸웃거리며 '딕 녀석을 닮았군.'하고 중얼거렸다.

그 미약한 말소리에 제이슨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제이슨이 처음 찾은 곳은 바닷가였다. 평소 제이슨의 행동 패턴에서는 벗어난 일이었고 그 때문에 웨인 가는 그를 찾기 힘들었다. 그 다음 간 곳은 낮선 열대 섬, 그 다음에는 한적한 켄자스의 시골, 그 다음은 쌀쌀하지만 오로라가 아름다운 북극,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제이슨은 발 닫는대로 제가 책에서 본 어딘가를 계속 돌아 다녔다.

그러나 확실하게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선에서 돌아다니며 소리없이 있다 자리를 떠써 간혹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키 크고 이상한 느낌의 청년- 정도로만 기억했다.


"...후우."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하자 제이슨은 미국의 한 주에 둥지를 틀었다.

세이프 하우스를 만들던 솜씨가 어디 안 가듯 그는 쉬이 그 지역에서 조용하면서도 눈에 안 띄는 곳을 찾고는 자리를 잡았다. 푹신한 시트 위에 도톰한 이불을 그러안으며 본 창 밖은 고담과 비슷하게 어두우면서도 조용하고 고요한 평화로운 야경이 펼쳐져 있었다.


"........"


조용히 숨을 토하던 제이슨이 제 부풀기 시작하는 배를 내려다 보았다. 그 내려다 보는 눈에는 갖은 감정이 떠오르다가 금새 가라앉았다.

그 때- 그런 제이슨을 알기라도 하듯 노크하는 것 같은 작은 태동이 그의 배 안에서 두드려왔다.



"하-"


낮게 토하는 소리에는 한숨과 허탈함, 그리고 기이한 안심이 섞여 나왔다.

그 날 제이슨은 어쩐지 소리없이 흐르는 물기를 그러 모은 이불 위에 떨어트렸다. 그 후 태동은 그가 불안할 것 같을 때 쯤에 두드려오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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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꽈악- 쥐는 손이 예전보다는 말랐고 그 만큼 힘이 덜 들어갔다. 꾸욱- 그러잡은 시트가 뭉게지고 주위에 있던 아낙이 욕하는 제이슨을 달래며 그가 흘리는 식은 땀을 닦아주었다. 그녀의 집 근처에 이사온 오메가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했던 걱정만큼 난산을 겪는 모습에 한숨을 쉬면서도 그 악착같은 체력과 끈기에 감탄을 터트리며 다시금 아무런 기구도 없이 하는 해산인 만큼 더욱 힘들었을 텐데도 남자, 제이슨은 방금 터지는 욕 외에는 큰 신음도 비명도 없이 한 웅큼 시트를 물고 끙끙거리는 미약한 소리만을 내었다. 그 독기에 여자는 감탄하면서도 어쩐지 걱정이 되었다.


"-----응애-!!"


겨우 받아낸 아기도 조금의 텀을 두고 걱정을 날려 버리듯 크게 울었다.

여자는 그 미묘함과 기이한 감동에 섹섹거리며 숨을 토하는 제이슨에게 아기를 들려줬다.

한참을 쥔 주먹 안에는 손톱 자국이 깊게 새겨져 있었다. 제 가슴 위에 울다가 오물거리며 올라온 작은 생명체를 보던 제이슨이 허탈한 듯 어이없는 듯이 웃으며 다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흑발에...곱슬머리잖아."


어쩐지 아쉬움마저 섞인 중얼거림을 토해낸 제이슨이 힘겹게 눈을 감자 아낙은 조심히 아기를 황급히 가져온 젖은 천으로 닦아주고, 탯줄을 자른 후 포대에 싸 한 쪽에 쌓아둔 이불 더미에 올려놓고는 제이슨이 해산하며 흘린 잔여물을 치웠다. 더듬더듬 다시 눈을 뜬 제이슨이 방금 해산한 사람같지 않게 일어나 시트를 벗겨 한 쪽에 뭉쳐 놔두고는 아낙의 손에 돈다발을 쥐어주었다.

말없이 힘없이 쥐어주는 돈을 거절하기도 전에 제이슨은 그 아기가 누워있는 이불 더미 사이에 들어가 한 손을 아기 위에 올리고 다시금 눈을 감았다.


"......."


아낙은 잠깐 멈춰 있다 돈다발을 주섬주섬 치마자락에 넣고 피 묻은 시트 뭉치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나가는 아낙의 기척에 제이슨의 숨소리가 좀 더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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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갔던 아낙은 그 다음 날 아침 다시 왔다. 제이슨이 준 돈으로 사온 것이 분명한 아기 용품과 산호조리 용품, 묽은 음식을 한 웅큼 가져온 아낙에 제이슨이 도리어 어이없는 숨을 토하며 돈다발을 더 쥐어주었는데 아낙은 그 후에도 한 동안 제이슨 뒷바라지를 해주었고, 그 덕에 그 근방에 사는 사람들은 어느 집 오메가가 해산을 했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아낙은 말없이 제이슨의 해산 후 뒤를 도와주었다.

그것이 그녀에게 돌아오지 않는 자식이 생각나서인지 아니면 떠나간 누군가가 떠올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이슨은 그것을 거부할 정도로 몸이 온전히 돌아오지는 못 했다.


"이제 안 와도 돼."


덤덤히 그 말을 한 날은 아기가 막 제이슨의 잘 나오지 않는 모유 대신 그녀가 대체 모유나 분유를 가져오는 것을 그만 둔.. 아기가 이제 이유식만을 먹기 시작한 그 날이었다. 그 몇 개월 동안 제이슨에게서 무엇을 느꼈는지 그녀는 약간의 망설임과 여운을 남겼지만 이내 아기의 손을 잡고 볼키스를 한 후 머뭇거리다 자리를 떠났다.


그 다음 날 제이슨이 있던 집에는 그가 있던 흔적이라고는 그 잔향뿐이었고, 그녀의 우편함에는 그녀에게 돌아오지 않는.. 돌아오지 못 하던 남편과 자식의 소식과 근거지가 적힌 서류와 얼마의 돈이 들어있는 봉투가 꼿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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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은 몸을 회복하며 다시 그 작은 아기와 함께 이곳저곳을 방황하듯 떠돌았다.

서너달에 한 번 정도는 근거지를 바꾸고는 했다. 아기는 기이하게도 짧게 바뀌는 환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곳잘 낮가림 없이 방긋거리며 웃어보였다.

제이슨은 그럴 때마다 한 참을 그 웃는 눈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아기의 눈색이 보이고 나서부터 시작된 제이슨의 버릇이었다. 한 참을 본 눈이 하품을 하면서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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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딕이 제이슨을 찾은 것은 제이슨이 아이에게 이것저것 말을 시키고 뚜렷해지는 이목구비에 걱정을 할 때였다. 딕이 들어왔을 때 어떤 얼굴이었더라? 제이슨은 제가 얼마큼 질린 얼굴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 한다. 단지, 급하게 뽑아든 총이 비껴나갔다는 것과 날카로운 총소리에 자지러지게 울던 아이의 울음소리, 날카롭게 마른 딕의 몸과 둔탁한 몸싸움의 소리만이 뇌리에 깊게 남아 있었다.


"제이.. 제이슨. 제발..."


왜 딕 그레이슨은 울었을까? 제이슨은 낮게 신음하면서 창 밖으로 던지던 몸을 가까스로 잡으며 방황했다. 몸에 길들여지듯 익숙하게 홀로 몸의 반을 창 밖으로 내민 제이슨의 귀에 아이의 울음소리와 기운 없이 들리는 딕의 애원같은 소리가 계속 울렸다.


오, 빌어먹을. 제이슨은 눈을 감았다 떴다.

바닥에 널부러진 딕을 지나쳐 아이를 안아듯 제이슨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아이는 제이슨의 피묻은 옷자락을 구슬프게 부여 잡으며 쉬이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끅끅- 소리없이 우는 딕을 두고 제이슨은 방 안에서 딱 아기 용품만을 가방에 쑤셔놓고 나갔다.

뒤에서 들리는 울음소리와 아기의 울음소리가... 그리고 오랜만에 맞는 바다향과 닮은 시원한 알파향이 어지러웠다.


"빌어먹을 그레이슨...."


터벅터벅 바삐 걸으며 우는 아기를 추스르던 제이슨의 눈이 어지럽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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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은 한참을 울다 지쳐 자는 아기를 내려다 보았다.

미동없이 보던 제이슨의 얼굴에 괴로운 빛이 스쳐지나갔다.


한 참을 고민하듯이 보던 제이슨의 얼굴이 파삭 일그러졌다.


아기에게는 아직 이름이 없었다.

그 길다면 긴 시간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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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슨, 토드.

그 두 이름 중 뭐가 더 나은지는 확연했다.


그게 지독히도 제이슨을 서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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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쳐지는 몸을 추스르고 뒤따라온 딕에게 아기 용품과 함꼐 세근세근 자는 아기만이 그를 반겼다. 제이슨 답지 않게 힘없이 휘갈겨 쓴 쪽지에는 '이름은 네가 지어.'라고 써져 있었다.

딕은 억장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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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pㅎ...이거 언제까지 쓴다냐...

누가 썰 좀 풀어봐봐요, 좀....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