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런 벌칙/루스님/극장 데이트
[브루롭슨]새로운-
브루스에게 극장이란 장소는 그렇게 좋은 장소가 아니었다.
어둡고, 음침한, 그리고 어쩐지 감정적으로 만드는 공간은 브루스에게 악몽의 첫 시작의 시작점일지도 모른다.
제이슨에게는 극장이란 사치스러운 장소였다.
가끔, 어두운 공간을 찾는 음험한 것들이 들어가고는 하는 곳이기도 해서 제이슨은 가보지도 않은 극장을 좋게 기억한 적이 없다.
그 강약만 다를 뿐 둘 다 극장은 좋은 장소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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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였더라? 브루스는 답지 않게 무거운 머리를 누르며 생각을 더듬어 갔다.
어쩌다가 이곳에 오게 된 건지 어두운 극장 앞에서 미간을 주물렀다.
여전히 극장은 어두운 곳이었고, 사고가 일어나기 알맞는 장소였다.
제 손에 들린 표 두 장이 꽤나 거북하다고 느껴지자 더더욱-
"브루스, 어디 아파요?"
조금 머뭇거리는 속달거리는 소리만 들리지 않았다면 브루스는 이 곳을 박차고 나갔을지도 모른다. 꾸욱 눌러쓴 모자를 다시 쓰며 저보다 한 참 작은 제이슨을 내려보자 똘망똘망한 눈이 브루스를 보며 걱정스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요 근래에 꽤 힘들었던 탓에 제이슨 또한 얼굴이 푸석했다. 브루스는 머뭇거리다 제이슨의 머리 위 모자를 토닥이며 '괜찮다.' 말했다. 어린애 취급에 평소라면 조금이라도 투덜거릴 제이슨이 까실한 브루스의 얼굴을 힐끔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앞에는 꽤나 한산한 어둑한 극장 데스크가 있었고, 몇몇 직원과 노인, 몇 연인들만이 자리르 차지하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달콤한 팝콘이나 음료가 하나씩 들려있고는 했다.
제이슨이나 브루스나 조금은 넋 놓고 그 내부를 바라보았던 것 같다.
표 두 장을 강제로 주며 하루 정도는 쉬라고 내쫒긴 두 남자는 아직도 정신이 들지 않는지 삐걱이며 그네들이 하듯이 팝콘을 사들고, 콜라를 사들고 졸음이 실린 발걸음을 비틀대며 어둑한 데스크 앞보다 더욱 컴컴한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이거 무슨 표였죠?"
"....아."
덤덤히 제 손에 들린 표를 본 브루스는 알프레드의 생각을 짐작할 수 없다 한탄하며 제이슨에게 표를 보여주었다.
흔한 로맨스 코미디 제목의 영화표를 한 번 본 제이슨은 이내 극장 내에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정말 브루스와 저, 그리고 두어 커플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얼굴을 와작 구겼다.
그래, 이게 빨간 딱지가 아닌게 어디야... 그런 생각으로 저를 달래며 많이 피곤하긴 했는지 어쩐지 맹하게도 보이는 브루스를 끌고 좌석에 가서 앉았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앉을 자리가 넘쳐나 아무대도 앉아도 될 정도였다.
털푸덕 앉은 빨간 의자는 생각보다 폭신했다.
그래서-
"브루스-?"
아마도 몇 일간의 피로와 함께 지루한 영화 내용과 잔잔한 음악에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 같다.
툭-하고 떨어지는 머리는 꽤 무거웠지만, 동시에 따뜻했다. 그래서 저도 점점 감기는 눈에 제이슨은 환한 베이지색으로 바뀌는 화면을 두어번 보다 결국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일어났을 때는 새로운 기억이 쌓여있겠지.
한 번도 끝까지 모지 못 한, 아예 보지도 못 한 영화지만-
그래도 평온한 기억이 추억이되어 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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