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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숲슨]작가님과 트잉여 기자(발렌타인 데이)

소설가와 신문기사AU/글러 제이슨과 기사 클락

클락 켄트가 레드 후드(필명)를 접하게 된 계기는 신문 한 켠에 실린 짤막한 단문의 소설 문구였다. 무척 담담하게 쓰인 문구에 보게 된 책은 담담히 흘러가는 문구와는 달리 암울한 내용이었다. 울고 있는 아이부터 마약쟁이 엄마와 술주정뱅이 아빠가 그려지며 집필 중인 소설은 마이너틱해서 마니아층이 찾는 부류의 책이었다.

그러나, 클락은 어느 새 그 담담한 문체에 홀려버렸다.

기사라는 이점으로 레드 후드에 대해 찬찬히 알아본 클락은 어느 새 레드 후드가 개인지를 내는 동인 행사까지 줄줄이 꽤 차기 시작했다. 문득, 핸드폰으로 트위터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그 마니아층에 입성해 흔히, 터줏대감에 필적한 같은 정보력을 지니고 있었다.

“....”

기사를 고쳐 쓰고 시계와 탁상달력을 보았을 때 클락은 무심코 레드 후드가 개인지를 내는 행사가 가까운 날짜라는 것을 깨달았다.

클락은 고민했다. 만나고 싶기는 하다. 그의 책을 사고 싶고 보고 싶었다.(아쉽게도 통판을 하지 않았다.) 레드 후드로 인해 접한 영화나 소설이 재미있었다. 그가 해석한 캐릭터와 짜낸 캐릭터의 과거나 이야기가 마음 속에 고이는 느낌이었다. 그건 굉장히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일이여서 클락은 저도 모르게 결국 어느 새 레드 후드의 트위터에 들어가 선예약을 하고 있었더랬다.

“.......”

그리고 그제서야 제가 그 글로만, 심지어는 후기고 작가 말이고 일절 없는 얇은 종이 너머의 레드 후드에게 꽤나 빠졌다는 것을 인정했다.

 

담담하게 펼쳐지는 문체 너머에는 누가 있을까?

그 고단한 삶의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걸까?

흘러나오는 감정의 시작은 그의 경험일까?

 

달달하지는 않지만 시작하는 궁금증의 끝에는 레드 후드라는 필명의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클락은 기삿거리를 찾으러 나간다는 핑계를 대고 레드 후드가 나오는 동인 행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크지는 않은 행사에는 많은 여성이 있었고, 정말 간간히... 아니, 클락의 눈에는 저와 레드 후드라는 필명의 부스에 앉은 남자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글거리는 여성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의자가 삐걱거릴 것 같이 기대 앉아 제 폰을 구다보는 레드 후드라는 남자를 보았을 때 첫째로 클락은 그가 냈던 책 들을 떠올렸고, 둘째로 그 속의 소년을 떠올렸으며, 셋 째로 담담한 문체 속에 난자당했던 이야기들을 떠올렸다.

흘끔흘끔 저를 보는 여성들 사이에 몇 없는 남자라서 더 눈에 들어오는 레드 후드를 보며 조용히 갔다. 책상에는 희한하게 선입금 외에는 알아서 사가라는 듯이 돈 통과 책이 놓여 있었다. 그게 꽤나 희한한지 지나가는 이들이 다 한 번 정도는 처다보았다.

저기...”

“..., ?”

부름에 저를 보는 눈이 둥그레진다. 그게 꽤나 순망해보여서 클락은 입을 우물거렸다.

선입금했는데요.”

... 이름이-”

제 이름을 물으며 종이를 꺼내드는 모습에는 어린 티가 없었으나 흘끗- 자신을 다시 보는 눈짓에 아직 젊다기 보다는 어린 티가 묻어나왔다. 그 모습에 웃어보인 클락에 레드 후드가 다시 고개를 숙여 종이를 구다 보았다.

클락. 클락 켄트요.”

“...여기 있네요.”

떨떠름하게 말하고는 펜으로 제 이름 위를 그은 레드 후드가 슥 선입금으로 빼놓은 책을 건냈다. 그 건내는 손에 반대로 작은 쇼핑팩이 건내졌다.

...”

책 잘 보고 있어요.”

그렇게 말하며 책을 받아 주섬주섬 사라지는 클락에 레드 후드, 그러니까 제이슨 토드는 어떨떨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이 남자이긴 했지만, 대체로 가는 동인 행사가 작은 탓도 있지만 여성이 주를 이루는 행사가 많았던 지라 선물을 받아본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같은 남성에게 받아보기는 처음이었다. 제이슨이 뭐라 답하기 전에 책을 들고 쌩하니 사라진 클락에 제이슨은 받은 쇼핑팩을 열었다.

“....와아.”

단조로운 어조로 튀어나온 목소리에 살짝 기이한 탄성이 섞였다.

쇼핑팩에는 언제인가 제이슨이 책에 썼던 소년이 먹고 싶어 했었던 그 달달한 파베 초콜렛이 몽글몽글 둥근 병 안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너무나도 고운 코코아 색과 베이지 핑크, 녹차의 색을 띈 병 세 개에 든 초콜렛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 어느 책에 썼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데 용케 같이 들어 있는 쪽지에는 책에 써 있길래 사왔다고 손글씨까지 써져있었다.

 

제이슨의 뇌리에 클락 켄트라는 이름이 박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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