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터디*전력

[스터디]resurrection(부활)


스터디 10회차-블숭굴/1회


resurrection

(부활)

 

스터디 10회차자각- 손바닥 안에서 굴린 작은 접이식의 칼이 날카로운 은빛을 내며 반짝였다.

조심스레 손 안에서 굴리자 이미 펴진 칼날의 부분이 손바닥의 피부를 얇게 그어댔다. 살짝살짝 흠집이 나듯이 피부에 하얀 선을 긋는 날붙이를 보던 나는 이내 손 안에 들린 칼을 다른 손으로 잡아들고 익숙하게 작은 손잡이를 쥐었다. 손 마디마디, 그 위와 손바닥을 그리고 손등까지 빼곡하게 흰 선으로 또는 옅은 갈색으로 이루어진 잔 상흔이 남아있다. 방금 전 칼을 굴리던 손바닥에는 손바닥이 터진 상처와 화상자국이 선명했다.

톡톡- 두드리듯 그 위를 칼끝으로 손바닥 안을 치다 이내 내리누르듯 꾸욱 누르자 칼끝에서부터 눌리기 시작하던 살이 금세 파이며 날카로운 면에 베여 들어간다. 마치, 안을 열듯이 칼끝에서부터 몽글거리며 올라오는 핏방울이 흰 손 안에서 선연하게 보였다.

하아

터져 나오는 숨이 묘하게 달게 느껴진다.

꾸욱 누르자 좀 더 깊게 파이며 울컥이는 피의 느낌이 끔찍하게도 달게 느껴졌다.

빌어먹을... 낮게 토해내는 욕을 중얼거리며 피에 묻힌 칼의 끝을 빼내 들며 피가 흐르기 시작하는 손의 소매를 접어 걷어 올렸다. 들어난 팔목은 여자치고 근육이 단단히 붙어 있었다. 그래도 얇긴 해서 그 위에 남아있는 실선 같은 상흔들이 여리게 보인다. 그게 묘하게 마음에 들면서도 답답하다.

“.......”

터져 나오던 숨을 다시 삼키듯 들이키며 실선 같은 흔적 위로 다시금 칼날을 올린다. 사악- 그어지는 고통이 토해지는 혈액과 달리 퍼져 올라왔다.

“.....후우

숨을 토하는지 삼키는지 알 수 없다.

달그락하고 손에 들려 있던 접이식 칼이 쉬이 바닥으로 추락하며 소음을 냈다. 칼을 잡고 있던 손으로 더듬듯 방금 전 칼로 난도질한 곳을 쥐었다. 손 아래로 펄떡이는 혈관과 뜨거운 피가 스며들어왔다.

다시금 눈을 뜨자

 

나는 부활했다.

통증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선명히 알려준다.

 

죽었다 살아난 그 어느 날부터 언제나 머리 한 켠을 자리 잡은 의문이 나를 괴롭힌다.

나는 정말로 살아있는 걸까? 어쩌면 이 모든 것이 꿈은 아닐까? 나는 지금 어느 병원에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것은 아닐까? , 그런 저급하고 쓸모없으며 부정적인 생각이 끈이질 않는다. 그 속에서 조심스럽게 또는 과격하리만치 피어오르는 통증은 강제로 현실을 일깨워 살아있음을 알게 한다.

둔탁하게 두드리는 둔통과 쨍하니 다가오는 절상, 아릿하게 올라오는 고통 같은 것들이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건드려 강제로 너는 살아있어!’하고 외친다.

 

다시 한 번 눈을 감았다 뜨며 두 손을 세게 쥐었다.

팔목을 잡은 손 안에 피가 튀기며 주먹 쥔 손 안으로 굳은 피가 다시 새어 흐른다.

 

아픈 통증이 퍼져 올라온다.

, 아프다.”

 

별 것 아니면서도 엄청난 통증이 다시금 죽었던 나를 다시 부활시켰다.


====================================


공포: 1383 / 공제외:1025


주제: 부활

캐릭터: 제시카/제이슨 토드

'스터디*전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터디] 거짓말의 색깔  (0) 2016.04.02
[스터디]기념하다.  (0) 2016.03.06
[스터디]바람  (0) 2016.02.29
[스터디]그대를 덮고 꿈을 꾼다.  (0) 2016.02.21
[스터디]愛  (0) 201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