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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슨른/할른]

DC온 때 배포한 배포본입니다.

2015.3.15

Valentine's Day-2/14

내가- 당신에게-


제이슨이 로빈일 적의 이야기이다.

 

아직 어린 보이 원더를 가장 잘 돌본 사람은 한 참 범죄와 싸우고 있던 배트맨도 아니었으며, 아무리 어른스럽다하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전대 로빈도 아니었다.

그 넓디넓은 웨인저가 넓지 않게 언제나 그곳에 있는 단 한 명의 현명한 집사만이 어느 날 배트맨의 손을 잡고 온 작은 소년을 가장 따뜻하게 돌봐주었다.

 

소년은 자신을 데려온 것은 이 커다란 저택의 주인이자 고담의 박쥐지만, 저를 그 집의 식구로 만든 것은 언제나 기다려준 알프레드라고 생각했다.

그건 순전히 그런 그를 위해 한 일이었을 뿐이었다.

 

- -

 

제이슨은 저가 희안할 정도로 망금술을 가진 그네들 사이에서 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설령 그렇다해도 알프레드보다는 못 하겠지만 제이슨은 알프레드가 언제나 자기 손으로 해먹는 무언가에서 벗아나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하였다.

그래서 제이슨은 배트 케이브에서 레시피를 몇 개 뒤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왜 하필 배트 케이브인가 하면 그것은 그 유명한 제과점 레시피부터 대단하다는 모 히어로의 레시피까지 뒤지기 위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작 만드는 것은 간단한 제과류에 불과했지만, 그 때 제이슨은 꽤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었는데 저가 하는 일이 그대로 케이브의 주인인 브루스는 물론, 딕말고도 심지어는 저스티스 리그에 공공연히 손문이 날 정도로 퍼졌다는 것은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다.

그 까칠한 배트맨의 더욱 까칠한 새로운 울새가 초콜릿을 만든다는 것이 이리저리 퍼지며 초록 색의 우주를 비행하는 남자는 간간히 배트맨을 놀렸고, 빨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내는 행복한 얼굴로 나눠달라 배트맨의 주위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배트맨은 꽤나 싫지 않은 얼굴을 했었고, 나이트윙은 기대어린 얼굴을 하다못해 처 들어간 것으로 일의 발단은 일어난 것이다.

 

“...뭐하는 거야, 디키버드.”

, 제이? 이거 나주려고 만든거지?”

“.......”

제이슨은 굳기 시작하는 검은 덩어리 하나를 입에 물며 해사하게 웃으며 반짝거리는 잘난 면상에 쿠키를 구울 철판을 휘둘렀다.

“-아니거든?!!”

으악-! 그럼, 역시 브루스으-?!?!!”

놀라 제 손에 든 초콜릿을 떨어트리는 딕에 제이슨은 더욱 화를 내며 철판을 휘둘렀다.

빌어먹을 디키버드!! 어디서 그딴 생각이 나오는 거야?! 아니거든?!!”

진심으로 짜증나 하는 제이슨에 히익-하며 간신히 도망치는 딕은 머리에 물음표를 올렸다. 아니, 그럼 누구에게 주는 것이란 말인가!! 그런 의문을 남기며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이를 북북 간 제이슨이 다시 부엌으로 돌아갔을 때에는 이미 사건은 벌어진 것이었다.

 

- 배트맨, 어쩐데-? 사랑스런 울새에게 벌써 다른 피앙새가 생겼나봐?”

뱃츠- 뱃츠- 진짜로 로빈이 누구랑 사겨?”

어머, 귀여워라. 생각보다 귀여운 아이였네, 배트맨.”

리그 여기저기 만날 때마다 한 마디씩 툭툭 던지고 갈 때마다 배트맨, 브루스는 미간에 주름을 필 수가 없었다. 저가 아는 제이슨이 누구와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저 자신이 더 잘 아는 일이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브루스는 찜찜함에 미간을 찌푸리며 제 어린 로빈이 만나는 이들을 줄줄이 머리 속에서 늘어놓았다. 물론, 그 중에는 하필 하고 많은 이 중 리그의 이들이 있을 때 저에게 로빈이이-’로 시작해 한풀이마냥 엉엉 제 맞은 볼을 문지르며 투덜대던 딕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

그러나 이내 터지는 사건들에 깊게 생각하지 못한 브루스의 입가가 어쩐지 언짢아 보였다.

그 날 딕은 굉장히 시무룩해 있었고, 고담의 범죄자들은 매우 고달팠으며, 어째서인지 클락은 배트맨의 평소보다 날카로움에 쩔쩔매야 했다.

 

그건 214일이 되기 전까지도 그랬었다.

 

“....이게 뭐냐.”

초콜릿인데요.”

“......그렇구나.”

당일, 오후 브루스는 제 앞에 툭. 마치 제 성격같이 새침이 놓인 작은 상자를 보며 눈을 깜빡였다. 브루스는 거짓 하나 안 보태고 제이슨이 정말로 저에게 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야 그럴 것이 누가 줄 사람이 보던 말던 특히, 그 제이슨이 보던 말던 신경도 쓰지 않고 열심히 만들겠는가? 그건 정말 여상한 일이긴 했다.

“...잘 먹으마.”

“..., ..”

제이슨의 대답이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브루스는 그 날 꽤나 기분이 좋았고, 할은 언짢았고, 배리는 한 조각만으로도 꽤나 즐거워했으며, 슈퍼맨은 얼결에 받은 작은 선물에 꽤나 훈훈한 날이었다.

딕 또한 입에 초콜릿 머핀을 넣으며 좋아했다.

 

그 일의 전말은 전부 웨인 저의 위대하신 알프레드 덕이었지만 말이다.

 


제이슨이 부엌에 돌아왔을 때에는 이미 알프레드가 와 바닥을 치우고 있었다.

... 알피.”

제이슨 도련님.”

꼿꼿이 펴지는 허리에도 제이슨은 쉬이 알프레드에게서 부드러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헝크러진 모습을 보여도 딱딱하게 느껴지는 브루스와는 달리 말이다. 제이슨은 입을 우물거리며 작은 손을 꼬물거렸다. 그 모습에 늙은 집사는 작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떨어지지 않은 초콜릿 한 조각과 갓 빼낸 쿠키를 맛있다, 고맙다 칭찬해주었다. 그리고 말하기를-

조금만 노력하시면, 충분히 훌룡한 베이킹이 되겠군요.”

그것은 제이슨에게 빌런을 때려잡는 것보다 큰 도전이 되었음은 물론이요, 브루스는 물론, 딕과 만나는 몇 이들에게 나눠주고도 남을 정도로 많은 쿠키와 초콜릿을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의 오해들은 제해도 꽤나 좋은 결말이지 않은가?

 

맛있습니다, 제이슨 도련님.”

그 말 하나로 제이슨은 매우 뿌듯했으니 말이다.

 

3/14-White Day

당신이- 나에게-

 

화사하게 핀 꽃은 마치 그 옛날 같았다.

 

제이슨이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달빛조차 어둑하게 가려진 밤하늘 아래에서 조차 반짝이는 꽃들이 화사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뒤집어 쓴 빨간 헬멧에도 불구하고 보이는 흐드러진 꽃들의 환영은 지독했다.

빌어먹을 포이즌 아이비. 제이슨은 혀를 차며 이 지옥 같은 마약 창고 밖으로 발을 옮겼다. 고담은 여전히 세계의 끄트머리 마냥 화려했으며 시끄러웠고 어느 곳과도 달리 범죄가 쉬지 않고 들끓었다.

누구 말마따나 범죄는 쉬지 않았다.

 

특히, 이 컴컴한 어둠 속 박쥐가 사는 고담에는 더 더욱이나 말이다.

제이슨이 발을 디디자 질퍽이는 피가 흥건하게 튀겼다. 꽤나 역겨운 느낌이었는데도 흩날리는 하얗고 노랗고 옅은 연둣빛으로 흐드런진 꽃들은 잘도 그 위를 둥둥 떠다녔다. 제이슨은 제 눈앞에서 계속 떨어지는 꽃들을 보며 밟히는 피를 그나마 보이는 땅에 문대듯 비비며 문을 나섰다.

제이-!”

- 이런. 혀를 낮게 차며 제이슨은 뒤늦게 도착하는 이들을 보았다. 딕이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제이슨과 그 등 뒤의 창고 안을 보았다. 생존자 하나 없이 싸그리 싸늘한 시체가 되어 피웅덩이를 만드는 창고는 꽤나 지독했는데, 그건 딕도 몇 보지 못 한 지독한 사건 현장의 한 장면 같았다.

딕이 경악하듯 당황하듯 제이슨 손에 들린 총과 허벅지에 차인 단검이 보이지 않는 단검집을 보며 입을 벙긋거렸고, 뒤늦게 도착하는 팀이 결국 일을 쳤다는 마냥 인상을 찌푸렸다. 데미안만이 언제나와 같은 시큰둥한 얼굴이어서 안심해야하나? 제이슨은 아주 잠깐 그렇게 생각하다 이내 터질 듯한 두통에 모든 것들을 일축하듯이 신경을 꺼버리듯이 오토바이에 엉덩이를 걸쳤다.

제이-!”

급히 저를 부르는 딕을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것을 듣고 인식하고 신경쓰기에는 제이슨 눈앞에 떨어지는 꽃들의 독한 달콤함이 너무 짜증스러웠기 때문이다.

 

눈에만 보이는 꽃들은 달큰함으로 뇌를 두드려 기억나게 했다.

 

- -

 

제이슨이 제대로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본능적으로 찾아온 제 안전 가옥 안이었다.

피가 흥건히 묻은 신발은 다행히 이미 가옥에 들어오기 전에 버렸는지 보이지 않았고, 제이슨은 몸에 흥건히 물을 묻힌 채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제이슨은 고개를 돌려 제가 있는 안전 가옥을 확인하고는 허-하는 숨소리를 뱉어냈다.

 

하필이면....”

 

하필이면 하고 많은 안전가옥 중 들어온 곳이 크라임 앨리 끄트머리의 건물이었다. 그것도 예전 로이가 살던.... 그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아니, 아닌가? 제이슨은 제 머리카락을 흩트리며 인상을 썼다.

이제 떨어지지 않는 꽃들은 대신 눈에 닿는 곳곳에 이리저리 뭉쳐져 꽃뭉치를 만들고 있었다.

, 씨발.”

욕을 지껄이며 침대 헤드 근처를 더듬어 주사기 하나를 꺼내든 제이슨이 별 감흥 없이 제 팔에 꼿고 피를 뽑아냈다. 아까 전 꽃들이 둥둥 떠다니던 피 웅덩이와 다를 것 없는 붉은 피가 투명한 주사기 안을 채웠다.

밴드를 붙이고 가옥 내에 있는 몇 개의 시험관에 넣거나 키트를 돌렸다. 돌리는 동안에도 제이슨은 애써 눈 안 가장자리의 꽃더미들을 무시했다.

 

투명하게 핀 이름 모를 꽃들.

크라임 앨리에 있었다면 평생 보지도 못 했을 이름 모를 꽃들.

 

“....Shit.”

시험관을 내려놓으며 욕을 중얼거리며 제이슨은 눈을 감고 손 안에 얼굴을 묻었다. 빌어먹게도 달큰할 것 같은 향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둥둥거렸다. 제이슨은 그 향기를 잘 알았었다.

저가 로빈이었을 시절 아주 잠깐이지만 흐드러지도록 만개한 그 웨인저의 정원과 숲에서 질리도록 맞아보았으니 말이다. 데미안이 칼질해 바뀐 몇 나무 덕에 잊어버렸던 꽃까지 재현하듯이 핀 환각은 독에 당한 제이슨을 더욱 감성적으로 만들어주었다.

달큰할 것 같은 내음이 피어나고-

쨍그랑-

신경질적으로 내던진 시험관 하나가 벽에 부셔져 흐드러진다. 이제는 별게 다 꽃으로 보인다고 눈을 비빈 제이슨은 이내 독이고 뭐고 신경을 꺼버리고는 침대에 들이누웠다.

감기며 점멸되는 눈 아래에서 어느 날인가 평화로웠던 어린 시절이 스치듯 깜빡였다.

 

, 그래. 이 안전 가옥은 유일하게 크라임 앨리 근처에 꽃이 피는 곳에 있던 가옥이었어. 제이슨의 마지막으로 살짝 뜨였던 눈에 창문 너머 껌뻑이는 가로등 아래에서 떨어지는 꽃잎이 보였다.

 

- -

 

제이슨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짜증날 정도로 큰 창 아래에 있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

부스스 일어난 제이슨은 눈가를 일그러트렸다. 어색하게 문을 연 브루스가 보였고, 그 손 안에는 아마도 해독제로 보이는 무언가가 들어있을 상자가 들려있었다. 언제 여기로 데려 왔는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고, 그냥 짜증이 치밀었던 것 같다.

제이슨은 인상을 찌푸리며 저에게 다가오는 브루스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에 만났을 때 싸웠던가? 그러자 연쇄적으로 마약창고가 떠올랐고 피 웅덩이들과 배트맨의 울새들이 떠올랐다.
“-제이슨.”

깊은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흐드러진 꽃들이 있었을 때보다 낮아진 목소리는 어딘가 조금 조심스러웠다. ? 그런 의문이 들기도 전에 제이슨은 급하게 저에게 내밀어지는 상자를 쳐냈다.

반사적이었고, 꽤나 날카로운 반응이었다.

 

그건 제이슨이나 브루스 둘 다에게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조금의 침묵 후 제이슨은 눈앞에 들어오는 딕과 팀, 데미안을 의식하지 못 하고 그저 흐드러지듯 핀 꽃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꽃잎들을 눈을 내리깔아 보며 지친 듯이 중얼거렸다.

여전히 머리는 무거웠고, 꽃에서는 아무 향기도 나지 않는데 달큼함이 코끝에 맴돌았으며, 감정 상태는 이상 기후를 달리고 있었다.

가식떨지마요. 그렇게 버렸으면 이제 와서 손 내밀 생각하지 말라고-”

꽃에서 떨어져 사라져버리는 꽃잎들을 보며 제이슨은 말했고, 생각했다.

 

티모시가 제 자리를 대신했을 때 이미 저는 온전히 묻어져 버려진 것이다.

꽃이 져버려 썩어 땅에 묻어지는 것처럼-

눈앞이 꽃잎인지 꽃들인지 가려져 정신을 잃기 전 제이-! ...--!!’하고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다.

 

 

제이슨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바뀐 것은 별로 없었다.

그 자리 그대로 저는 누워있었고, 침대 옆 큰 창이 있었다.

 

단지, 어째서인지 침대 곁에 브루스와 딕과 팀, 데미안이 우르르 뻗어서 자고 있는지 머리를 제 각기 박고 있었다.

침대 옆 협탁 위에는 제가 정신을 다시 잃기 전 보았던 그 상자가 뚜껑이 열린 채 그대로 있었다.

“.....”

꽃잎이 든 투명한 사탕같은 것이 알알이 상자 안에 들어 있었다.

한 알을 든 제이슨은 큰 창 너머에서 비추는 달빛에 사탕을 들어올렸다.

 

어렸을 적 본 꽃이 그 안에 있었다.

  

Happy birthday

220

 

차가운 무언가가 되어서도 그 자리는 언제나 컸다.

 

그건 조금은 슬픈 일이었고, 어쩌면 누군가는 한 번은 겪는 일 중 하나였다.

특히 그네들이 발을 담은 세상은 그랬다.

어느 누구도 감히 앞을 짐작하기 힘든 그런 곳에 그들은 발을 디디고 있었고, 그건 그 당사자도 그랬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것.

그래, 죽음이란 것이 당연하게 익숙할 순 없는 것이지 않은가?

 

그들 모두 그랬다.

그건 특정 날에는 더더욱 그랬다.

예를 들자면, 그 누군가의 생일인 날이라면 더욱 그랬다.

 

- -

 

이봐, 가이. 적당히 마셔.”

조심스러운 스튜어트의 말에도 가이는 제 목구멍을 넘기는 술을 주체할 수 없었다. 쓴 물이 달큰하게 목을 넘어갔다. 그의 앞에는 그 누군가들의 형상들이 있었고 가이는 가끔 그 형상들을 더듬었다.

특히 누군가의 형상을 오늘 따라 더듬어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멍청한 자식-!”

고함을 지르듯이 짜증을 낸 가이에 스튜어트는 한숨을 쉬었다. 가이를 말리지 않고 다시 어느 섹터로 날라간 카일을 떠올렸다. 스펙터가 된 할 조던에 대한 소식은 그를 아는 이들에게 꽤나 슬픈 일이었고, 언제나 그렇듯 급작스러운 사고와도 같았다.

그건 죽음과도 다르지 않아서-

더욱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카일은 지금 꽤 행복했다.

선배- 조금 있으면 생일이죠?”

되살아난 할은 가이가 언제 침울했었냐는 듯이, 배트맨이 그 빈자리에 언제 미간에 주름을 졌냐는 듯이, 플래쉬가 언제 그 비행장을 도망쳐 달렸냐는 듯이 활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 벌써 그렇게 된 건가?”

마치, 그런 일은 없었던 듯이 움직이는 할에 카일은 얼굴에 맑은 웃음을 머금었다.

여전히 랜턴들 중 그 때살아남은 랜턴 몇은 카일과 할을 경계하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과는 달리 다시 일어난 이 등불은 꽤나 의연했다. 어쩌면, 그것을 담담히 받아내는 것 일수도 있다. 할이 시원하게 웃었다. 반짝이듯 우주 속에서 찬연한 녹색의 빛을 그대로 닮은 웃음은 다정했다.

카일은 그 웃음을 볼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할의 육체를 보았을 때는 정말 그럴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고민한 것도 무색하게 그는 너무나도 훌룡한...

그리고 찬란한 인물이어서 카일은 저가 자랑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지나가는 랜턴들과 리그의 이들이 할의 등을 두드리며 말한다.

 

내일 생일에 다시 만나자-.”

 

만약, 할이 다시 살아나지 않았다면 보지 못 할 그 광경이 언제인가 비어있던 자리를 온연히 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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