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a trap
제이슨은 조용히 제 어리석음에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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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들어가자 마음먹은 것은 그래, 그 찬란한 금발에 마음먹은 것이 맞다.
제이슨 감히 거절조차 뱉을 수 없었던 찬연한 색의 호의와 선의에 찬 아무런 사심없는 그 말을 감히 거부할 수 없었다.
제이슨은 제 헬맷을 벗고 그 헬맷 머리에 제 이마를 대고 눈을 감았다.
감히 청컨대 이번만은-
기도라도 하듯 저는 믿지도 않는 누군가에게 어딘가에 있을 그 누군가에게 비는 제이슨은 간절했다. 그 순간만큼은 무엇보다도 간절했다.
왜 이렇게 감성적이게 된 걸까? 그리 저한테 물어도 제이슨은 답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미 저는 충분히 지금까지도 감성적으로 굴고 있었으니 그 중 애틋하고 절절한 감정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으리라-
"....빌어먹을, 토드."
눈을 슬며시 뜨며 저인지 아비인지 모를 사람에게 화를 낸다.
일그러진 얼굴은 결정한 것과는 달리, 마치 가즌 고통에 일그러진 것 마냥 인상을 쓰고 있었다.
제 아비가 준 유일한 선물은 아마도 성이지 않을까?
웨인과는 다른 성.
"......."
툭- 제 헬맷을 때고 그 위를 두드린 제이슨은 회상했다.
그것은 첫 회상이자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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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이었던가?
저보다 더 빌어처먹을 광대가 요 근래 날뛰는 다른 빌런들에게 돌아간 배트맨의 시선이라도 잡고 싶은지 엉뚱한 곳에 손을 뻗었다.
마치, 저와 같은 웃음을 퍼트린 광대는 배트맨이 으르렁거리는 꼴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레드후드와 배트맨은 붙이쳤다.
언제나, 그리고 오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것은 발화점의 계기가 되었다.
"브루스- 그 광대새끼가 하는대로 볼 거예요?!?!!"
"제이슨, 그 곳에는 다른 이들이 있어."
버럭 외치는 제이슨을 막는 것은 언제나 딕이었고, 그 옆에서 틱틱거리는 것은 데미안이었으며, 곤란하다는 듯이 자잘하게 말리고 머리를 굴리는 것은 팀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브루스는 침묵했다.
그것이 제이슨은 자신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지고는 했다.
왜- 왜 말하지 않는가? 궁지에 몰리듯 으르렁거리던 제이슨은 제 붉은 헬멧을 뒤집어 쓰고 배트 케이브에서 나왔다.
이리 으르렁거리느니 나서겠다는 몸짓이었고, 브루스는 말리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 세상은 그렇듯 모든 것이 그 예상 하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건 감히 배트맨도 상상하지 못 한 레드 후드와 미국의 영웅 캡틴 아메리카와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탕!
제이슨이 쏜 총알은 정확했다.
총구에서 떠난 총알은 빅블루를 떠올리게 하는 파란 쫄쫄이를 입은 영웅 뒤의 신경을 긁는 듯한 웃음을 터트리는 사람의 이마를 뚫고 지나갔다.
"......"
붉은 헬멧이 밤이 아닌 대낮에 들어나 빛춰졌다.
숨을 고른 스티브는 제 눈에 빛치는 기괴한 헬멧에 잠깐 레드 스컬을 떠올리게 했지만, 이내 그 총구가 향하는 곳마다 쓸어지는 기이한 웃음을 터트리는 이들의 절명을 보고는 스티브는 고개를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대신 그 가죽재킷에서 군화에서 정확한 총구에서 옛 친구를 떠올리게 했다.
"-나타샤, 누구지?"
휘두른 방패가 둥글게 적을 맞추고 날아 벽에 또 한 명의 적을 처박는다. 스티브는 앞의 적의 목을 팔꿈치로 쳐 꺽어버린 후 뛰어넘어 그 앞의 적을 밟고 방패를 빼들었을 때 즈음 나타샤의 여상한 목소리를 통신기로 들을 수 있었다.
[글쎼요, 고담 시티에 저런 안티 히어로가 있다는 것 정도 외에는...]
말을 흐리는 그 목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펑-하는 소리와 함꼐 조사했던 바 웃음 바이러스라는 것의 근원지로 추측되는 곳이 터져나갔다. 기가 막힌다는 듯한 스타크의 웃음소리와 놀란 배너의 목소리가 통신기 너머로 들려왔다.
[헤이, 레골라스! 그 쪽 짓이야?]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해적 국장이 뭐라 한거 아니였어? 이거 깜짝 파티?]
스타크의 우스갯 소리와는 상관없이 터진 장소를 시작으로 몇 군데가 더 터져나가자 왠 광대 가면을 쓴 빌런 몇 몇이 우르르 뛰어나오거나 도망쳐나오는 것이 보였다. 스티브는 빠르게 그들을 생포할 것을 지시하며 누가 그랬을지 얼추 짐작했고-
"자네가 했나?"
"......"
어두운 골목. 바로 한 발자국만 나간다면 아직 밝은 저녘 노을의 뉴욕에 있는 붉은 헬맷의 청년을 만날 수 있었다.
스티브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적의와 기이한 광기에 숨을 들이켰다. 이것을 어디에서 느꼈던가? 그리 멀지도 않은 과거 어쩌면 본인에게서 보았을지도 모를 선연하게 느껴지는 질식하는 특유의 '죽음을 겪어 본 자'의 광기를 선연히 느꼈다.
스티브는 나타샤가 들려준 고담의 어린 안티 히어로-라는 보고를 전면 수정했다.
"....."
"......."
한 명은 오토바이에서 한 명은 여전히 방패를 등에 짊어진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제이슨은 이 상황 자체가 짜증스러웠던 것 같다.
파랗디 파란 눈동자가 마치 누구를 떠올리게 해 더욱 짜증스러웠을 지도 모른다.
그 때 스티브가 헬멧을 벗지 않았다면 제이슨은 잡고 있던 오토바이의 엑셀을 당겼을지도 모른다.
"?!?!??"
제이슨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스티브는 레드 후드 앞에서 제 헬멧을 벗고는 한 차례 숨을 뱉으며 일정 거리에서 더 이상 다가가지 않고 입을 열었다.
"도와줘서 고맙네. 나는 스티브 로저스일세."
"......."
이 무슨 어린애같은 자기 소개란 말인가?
제이슨은 겉으로는 피식 웃으면서도 속 안에서부터 무언가 덜덜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도 녹아들 수 없는 블론드가 차란하게 흔들렸다.
누군가와 닮았다고 생각했던 청안은 그보다 파랗고 다양한 색으로 일렁였으며, 더욱 밝은 빛을 뿌리듯 껌뻑였다.
".....레드 후드."
"그래, 도와줘서 고맙네. 레드 후드."
제이슨은 그 다시 한 번 듣는 감사 인사에 마른 침을 삼키며 손에 힘을 주었다.
그건 무슨 감각일까?
어릴 적 로빈이었던 그 시절 잠시 잠깐 맛 보았던 것 같은 달큰함이 발끝에서부터 맴돌며 독처럼 서서히 올라왔다. 제이슨은 그 달콤함을 알기에 감히 거절할 수 없었다.
"-혹, 더 도와줄 수 있겠나?"
예의와 조심스러움을 담은 요청은 정말로 스티브도 제이슨도 뜻밖일 정도로 툭 튀어나온 것이었다.
스티브는 움직이는 제이슨의 모습에 무심코, 그리고 제이슨은 그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말에... 그 자리에서 잠깐 서로를 보며 굳을 수 밖에 없었다.
"내일 p.m9에 이곳에서....."
제이슨은 왜 제가 그 말을 무시하지 못 했는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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놏여진 덫은 달콤했고, 제이슨은 그 달콤함을 맛본 벌이었다.
결국 그 달콤함에 다가가 꿀에 손을 대고 벌채집장에 같일 그런-
마치, 그 찬란한 블론드처럼 빛깔을 뽐내는 덫을 어찌 거부할까.....
""부디 청컨대-""
간절한 기도가 떨어져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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