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롭슨]술버릇
알람런 벌칙
루스님/브루롭슨/롭슨이 술먹고 브루스에게 술주정
[브루롭슨]술버릇
흔히, 크라임 앨리에 사는 아이들이라면 술 한 병, 담배 한 모금, 싸구려 마약 한 줌 정도는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고 객기로든 만용이로든 도피로든 한 번 쯤은 손에 대고는 했다.
그러나 크라임 앨리 출신인 제이슨은 담배 외에는 제대로 손을 대본 적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대지 않았다는 것이 맞았다.
알콜 중독인 아비와 마약 중독인 어미라는 것은 좀 더 쉽게 대상에 가까워 지게도 하지만, 반대로 기피하게도 했기 때문이다.
제이슨은 제 부모와 같은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다.
줄이고 본론만 말하자면-
제이슨 토드는 제 주량이나 술주정에 대한 것은 정확히는 1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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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은 별 생각이 없었다.
단지, 그 날 따라 브루스, 배트맨은 엄격했고 제이슨은 로빈은- 그 '기준'에 못 미쳤을 뿐이어서- 그래서....
"끅-"
"...제이슨?"
"어어- 브루스님!"
빨갛게 변한 얼굴이 단단히 취했음을 알리고 있었고, 그 손에 들린 것은... 오- 이런.... 브루스가 제 이마를 집었다.
아무래도 알프레드가 요리에 곁들일 용으로 꺼내놓은 것 같은 보드카(작은 병)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기는 나름 골라서 꺼내먹는다고 한 것 같은데 꽤나 도수가 높은 것을 원샷한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전에 이미 다른 술(따진 와인이 조금 비어있었다.)이 먼저 들어가서 급성 알콜이나 그런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브루스는 조심히 바닥에서 연신 딸꾹질 비슷한 것을 하며 술에 취한 제이슨의 이마를 집었다. 뜨끈하게 올라오는 열에 초점이 풀린 눈, 잘 가누지 못하는 몸. 하아- 토해지는 한숨이 곤란함과 미안함이 섞여 있었다.
"...웁-"
딱히 의도를 띄고 뱉은 한숨이 아니었으나 제이슨에게는 꽤나 크게 다가왔는지 그 눈이 울망거리기 시작했다. 왜 한숨을 쉰 걸까? 제가 한심한 걸까? 딕보다 못 해서? 아니면 뒷골목 출신이라서? 켜켜이 쌓이기만 한 서러움과 억울함이 알콜을 빌어 북받쳐 오르기 시작했다.
망울거리던 눈물이 투둑- 떨어지자... 브루스는 급격히 당황했다.
"제..제이슨? 제이슨, 오.. 이런."
언제인가- 그 언제인가 제 부모님이 그러했듯이- 제이슨을 무작정 안아 올린 브루스가 그 등을 토닥였다. 올라오는 알콜기와 브루스의 온기, 그리고 낮설은 토닥임은 제이슨의 눈물을 더욱 부추겼다.
"흐읍- 허엉- 브루스으...."
마치, 간절한 무언가를 쥐듯이 브루스의 옷자락을 움켜쥔 아이의 손은 아직 작았다.
브루스는 그것을 다시금 선명하게 인식했다. 입 안이 썼다.
오늘은 유독 조커와 저스티스 리그의 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어서... 제이슨에게 꽤나 못 할 짓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도닥이는 손이 조금 떨린 것도 같다.
울음소리가 쿨쩍이는 소리로 바뀔 때까지 등을 도닥여준 브루스가 겨우 떨어져 내리는 손에 제이슨을 내려주었다. 빨갛게 변한 눈가와 콧잔등이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아직 뻘건 얼굴의 제이슨이 손을 탁 쳐내고는 조금 움찔거린다. 술에 취해서도 우물거리는 것이 어떻게 보면 미안하고 안타까우면서도 사랑스럽기 그지 없어서 브루스는 조금 웃었다.
그 모습이 또 제이슨의 심기를 건들인 듯 했다.
"크읍- 안자바욧, 브류슷!!"
오, 이런 혀까지 꼬인 채 말하는 모양새가 굉장히.. 오, 이런.... 오....
"왜 그러케, 응! 호자서만! 응! 막!!"
"그래, 그래... 내가 미안하다, 제이슨."
투닥거리듯 탁탁 브루스의 허벅지인지 모를 부근을 떼리는 손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때리는데가 참 애매해서.. 그래서 더욱 곤란하고 당혹스러웠다.
그 서러움인지 울분인지 섞인 손을 잡아도, 놔두어도 곤란할 것 같은 상황은 세계 최고의 탐정이란 이름은 무쓸모이며 높은 무력과 무술 또한 술주정뱅이가 된 제이슨을 말리는 데에는 일절 쓸모가 없었다.
"어허엉- 내가.. 그뤠서- 듯고 있어여, 브루스?"
"어어.. 그래, 제이슨. 미안하구나."
"머가 미얀하데!!!"
풀린 눈이 잠깐 또렷해져 버럭 화를 냈다 다시 게게게 풀리고는 칭얼거리듯 혀꼬인 말을 내뱉으며 브루스의 얼결에 무릎 꿇은 다리 사이에 몸을 묻고는 비비적거렸다.
오..오..... 브루스는 알프레드가 매우 급해졌다.
"브루으스-"
"그..그래, 제이슨."
화려한 카사노바 브루스 웨인은 왜 이럴 때는 쓸모가 없는 걸까?
브루스는 장장 1시간을 넘는 길디 긴 제이슨의 주사를 받았으며 그리고 꼬박 다음 날 아침 술병에 누운 제이슨을 보며 다시는 술에 입을 대지 않게 약속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브루스?"
"후우.. 그래, 제이슨."
"저 어제 뭘 했는데요?"
"......"
브루스는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