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콘슨]행복한 저녘
블군ㅎwㅎ
2015. 1. 19. 03:04
고딩콘대딩슨:행복한 저녘
(현대AU)
빈님(@binz_H) 달성표 교환
bgm:후르츠 바스켓ed 작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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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AU)
빈님(@binz_H) 달성표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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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
제이슨은 왼손에 고개를 괴며 생각했다.
카폐에서 아메리카노 하나 시켜놓고 그러고 있는 모습은 일견, 카폐 입장에서 보자면 꽤나 불쾌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제이슨 피터 토드' 아니, 웨인가의 두 번째 아드님이 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 그는 꽤나 까칠한 성격이었지만, 나름 매력있는 제이슨은 대학 내에서도 유명한 편이었다.
첫 날 '그 웨인'이라 이야기가 좌와좌와 떠들어져 괜히 시비 거는 학생을 묵사발로 낸 것으로 더욱 유명해진 이 제이슨 피터 토드란 학생은 첫 학기에는 굉장히 많은 소문들에 휩싸여 다녔다.
그것과 별개로 제이슨은 어떻게 보면 그 웨인 가의 형제 중에 가장 평범한 사람일 수 있었다.
딕과 같이 거대한 인기몰이를 하지 않고, 팀과 같이 그 머리로 쉽쓸지 않으며, 데미안과 같이 태생적인 오만함도 없다.
어찌보면.
웨인이라는 거대한 부와는 전혀 맞지 안는 남자였다.
그렇기에 더 눈이 가고 '어쩌면-'이라는 기대를 부추기기도 했다.
제이슨과 같이 어울리는 이들도 그랬다.
로이 하퍼나 코리안더는 꽤나 평범한(?) 축에 끼었고, 마치 평범한 여느 대학생처럼 학점에 대해 불평하고 교수에 대해 욕하면서도 시시껄렁한 일로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것은 쉬쉬하면서 알려진 그의 이야기와 엉켜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했다.
그건 제이슨의 신경을 꽤나 날카롭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는데, 제이슨은 아쉽게도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남들의 신경에 꽤나 날카로운 편이었기 때문이다.
"...제길."
눈가를 일그러트리며 손에 볼을 뭉그러트린 제이슨이 낮게 욕을 낮가렸다.
뒤에서 흘끔흘끔 보는 영양가없는 사람들의 시선이 귀찮았다.
딕은 어떻게 이런 시선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며 사는지 제이슨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이 자리에 아직 남아 별 맛도 없는 아메리카노를 쪼록- 빨며 창가에 밖에 추적이는 눈비를 보는 것은 다 한 사람 때문이었다.
아마도 팀이나 딕이 들으면... 아니, 어쩌면 브루스도 들으면 놀라할 정도로 제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딸랑.
"―늦어."
제 목소리에 윽-하는 짤막한 단말마가 들리며 쩔쩔매는 기색이 등 뒤로 선명하게 느껴졌다.
추적한 눈비 속을 멍청하게 달렸는지 물 특유의 비린내가 났다.
한 숨을 쉬며 돌자 역시나 물에 잔뜩 젖은 코너 켄트가 있었다.
"멍청아, 우산은 어디다 두고 그 꼴이냐?"
어이없다는 듯이 대학로 근처에 보기 드문 교복을 입은 건장한 소년을 향해 물었다.
짤막한 제 머리를 어색하게 긁적인 코너가 이내 순망하게 눈가를 일그러트리며 말한다.
제 아비와 같이 안경 아래에 있는 눈은 얼핏 순둥했다.
"어.. 그렇지만, 우산 쓰고 오면 늦잖아요?"
형이 기다리는데... 뒷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제이슨은 한숨을 들이키며 제 근처에 있던 휴지를 뭉텅이로 던졌다.
"닦아, 이 멍청아."
툭툭- 그러면서 일어나는 제이슨에 코너가 환하게 웃었다.
말은 안 했지만, 코너는 제이슨의 시간표를 꿰고 있었다. 팀을 통해서 받은 시간표를 외우고 있어 분명, 오늘 오전에나 끝났을 사람이 저를 기다린다는 것이 너무나도 몽글거렸다.
제이슨이 눈을 가자미처럼 떠도 코너는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
그의 성격은 저도 잘 안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렇게 기다려줬을까?
베실베실 웃는 코너의 모습에 제이슨이 졌다는듯이 허탈하게 웃고는 코너의 어깨를 툭 쳤다.
"가자, 콘."
짤막한 그 말이 얼마나 달큰한지-
제이슨은 알까?
누군가 저를 기다려준다는 것은 굉장히 달큰했다.
코너는 쫄랑쫄랑 거리듯이 제이슨을 따라갔다.
앞에서 걷는 제이슨은 굉장히 매력있다고 생각한다.
늘씬하게 뻗은 딕과 달리 튼실한 역삼각형의 남자다운 몸과 달리 팀과 같이 매끈한 다리, 째진 날카로운 눈매와 그 안의 제 것에게 한 없이 무르다는 듯이 풀리는 눈이 코너를 마주할 때면 코너는 몇 번이고 느끼고는 한다.
'아, 난 이 사람을 이렇게 사랑하는구나!'
두근거리는 가슴은 제 앞에서 짜증스레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비에 회색 우산을 펴드는 거친 행동에도 콩닥인다. 겨울이라 두터운 가죽 자켓에 안에 껴입은 검은 색 목티, 잘 빠진 다리를 청색의 진과 그 아래 딱딱한 워커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뭐 하냐? 어서 안 들어오고."
까딱- 여유롭게 흔들리는 우산에 냉큼 달려온 코너는 무심코 깨달았다.
젖은 제 몸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레 붙어오는 제이슨을. 이런 게 어른의 여유일까? 코너는 벌게지는 얼굴로 제이슨의 걸음에 맞춰 걸었다.
그 모습을 보며 제이슨은 속으로 웃었다면, 더욱 빨게지다 못 해 터졌을까?
제이슨은 코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이 나이 떄 남자애들이 무슨 생각을 했더라? 뭘 생각하는지 짐작은 가지 않지만, 이 빨개진 얼굴을 보니 대충 시답잖은 생각이겠구나- 싶기도 했고, 매번 만날 때마다 고백하는 소년처럼 벌게지는 코너가 웃기기도 했다.
이 얼마나 솔직하고 순진한 소년인가?
적어도 제이슨이 지금까지 만나온 부류에서는 보기 드문 것은 확실했다.
아니, 어쩌면 이렇게 순망한 애는 처음이지 않을까?
웨인이란 이름에도 제 거친 성격에도 아랑곳 안 하고 들이미는 것은...
제이슨의 입가에 살짝 곡선이 걸렸다.
빠르게 지는 하늘과 어둑한 구름에 금새 날이 꺼져간다.
제이슨은 무심코 가는 발걸음 끝에 있는 곳을 떠올렸다.
"야, 콘."
"네..넵!"
빠릿하게 대답하는 바람에 머리가 우산을 퍽-치는 모습에 제이슨이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도대체 뭘 매번 긴장하는 걸까? 제이슨은 제가 무섭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팀이 지나가다 스쳐지나가듯 애기하던 요즘 남자애들-이란 애기가 방금 전 발걸음 끝에 있는 곳과 함께 떠올랐다.
" ....왜 그렇게 긴장해? 내가 널 잡아먹든?"
"어.. 그건 아니고요..."
더욱 빨게진 얼굴이 참으로 수상쩍다.
"야. 너...."
"모..몽정 안 했거든요!!"
했구나. 제이슨은 짜게 식은 눈으로 멈칫 서서 코너를 바라보았다.
코너의 얼굴이 더 이상 빨게질 수 없을 정도로 빨게졌다.
"..누가 나왔냐."
다시금 발걸음 하며 담담히 묻는 제이슨의 말에 이게 어른의 저력!이라는 생각을 한 코너가 우물거렸다.
"왜, 카라라도 나오든?"
"아니거든요! 제이슨이 나왔거든요!!!"
"....목소리 줄여라."
결국 제이슨의 얼굴까지도 벌게졌다.
제이슨이 자취하는 오피스텔로 가는 도중 내내 코너나 제이슨이나 어깨 한 쪽을 다 적셔야 했다. 그런데도 살짝 닿는 손가락 끝이나 체온이 너무나도 달큰해서- 제이슨도 코너도 결국 도착해 의미없는 웃음을 터트렸다.